하필 이재명 퇴원한 날···한동훈 ‘1박 2일’ 부산행

“우리가 정부·여당, 부산 필요한 것 받아가라” 2030 엑스포 무산 후폭풍 수습 여부 ‘관심’

2024-01-10     이태훈 기자
한동훈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부산을 찾았다. 한 비대위원장의 부산 방문은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실패 여진이 여전한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사태를 계기로 지역의료 홀대 논란이 불거진 미묘한 시점에 이뤄진 것이어서 관심이 쏠린다. 이날은 이재명 대표가 퇴원한 날이기도 하다. 

한 비대위원장은 이날 부산 동구 한 호텔에서 지역 청년 창업자 등을 초청해 '부산 미래 일자리 현장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는 박형준 부산시장과 전봉민 국민의힘 부산시당위원장, 안병길 의원 등 여권 인사들이 함께 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과거 자신이 부산에 거주했다고 소개하며 "미리 고백부터 하자면 저는 원래 부산을 굉장히 좋아한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저는 부산을 말하는 사람들에게 '부산은 여행해도 좋은 곳이지만 살아보면 더 좋은 곳이다'라고 얘기한다"며 "부산에서 청년들이 일자리를 충분히 가질 수 있고 창업이 제대로 지원될 수 있다면 부산이 더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저는 우리가 당면한 지역의 현실 문제가 그렇게 만만치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인구는 줄어가고 있고, 지역 인재들이 수도권으로 많이 가고 있고, 돌아오는 지역 인재들에 대한 명분 있고 실효적인 대접도 부족한 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부산시의 시정을 담당하고 있는 박형준 시장을 보유하고 있는 당"이라며 "저희는 부산에 대해서 더 잘 할 것이고, 부산의 청년들이 실질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정책을 내놓겠다"고 강조했다. 관심을 끈 부분은 한 비대위원장의 부산 방문 시점이다. 지역 정가에 따르면 최근 부산 민심은 엑스포 유치 실패를 계기로 정부·여당에 등을 돌린 형국이었다. 그런데 부산 현장 일정 중 피습을 당한 이재명 대표가 서울대병원으로 전원하면서 일순간 민주당의 '지방 의료 홀대론'이 번졌다. 총선을 앞두고 지역 표심이 갈피를 못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여야에 한 번씩 악재가 터진 상황에서 한 비대위원장이 부산을 방문한 것은 '지역 민심을 확실히 되돌리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이라고 정치권은 보고 있다. 한 비대위원장은 지금까지 전국 순회 일정 중 유일하게 부산 일정만 1박 2일로 계획했다. 11일에는 취임 후 첫 현장 비상대책위원회의를 부산에서 연다. 부산에는 산업은행 이전과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특별법 제정과 같은 지역 현안이 산적해 있다. 여야 중 어느 한 쪽이 확실하게 우세를 점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지역 숙원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한다면 표심이 일순간 한 쪽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비대위원장도 이를 의식한 듯 "우리는 그냥 정당이 아니라 대통령을 보유하고 있는 정부 여당이다"라며 "우리의 약속은 실천이다. 총선을 앞두고 정치인들이 국민의 눈치를 많이 봐야 하는 때에 동료 시민들께서 저희를 충분히 이용해서 필요한 것들을 받아내는 장으로 활용하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