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사유’라는 우주에서 유영하다 『시공간 없는 우주의 바깥』
- 한 탐독가가 걸어온 삶의 성찰기
2025-01-10 김종혁 기자
매일일보 = 김종혁 기자 | '한 탐독가가 걸어온 삶의 성찰기'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 『시공간 없는 우주의 바깥』은 이성만 저자의 네 번째 책으로, 각종 종교·철학 서적을 섬세하게 탐독해 낸 기록기다.
질문이 생기면 생각을 통해 해답을 찾는 것, 이것이 통상적인 사고의 흐름이라면 이 책은 그 흐름을 벗어나 질문이 질문으로 남은 곳에서 하염없이 유영한다. ‘
지난 세월 나는 잘 살아왔는가? 남은 인생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4페이지)와 같은 거시적인 질문 앞에서 저자는 해답이 아닌 다시 묻는 자세로 미래를 더듬어 볼 뿐이다.
총 5부로 구성된 이 책은 ‘마음의 탄생’에선 ‘마음이란 무엇인지’를 사유하고, ‘대상의 갇힌 삶’에선 종교 간 갈등이 없는 신앙에 대해 탐구하며, ‘깨달음 이후 빨랫감’에선 ‘깨달음’의 전능성을 탈피하는 등 다채롭고 깊은 생각의 장을 넘나든다.
“시간과 공간의 ‘시작’에 대해 생각한다면, 불가피하게 시간과 공간이 없는 사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본문 16 쪽)
위 인용구에서 드러나듯 저자의 사유 태도는 ‘생각하려는 의지’가 아닌 ‘생각할 수밖에 없음’으로 작용한다. 즉 특정한 목적을 위한 사유를 벗어나 삶을 살아가는 방식으로서의 사유를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탐구의 지속성을 지향하는 저자는 어떤 기울임 없이 평탄한 자세로 모든 질문을 아우르고 있다. 그리고 그 질문들은 독자 스스로 본인의 삶을 돌이켜 보게끔 인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