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내리겠지” 다시 변동형 주담대 ‘불티’

11월 변동형 주담대 비중 43.3%...7개월 만에 두 배 금융권 “자신 성향에 맞는 금리 유형 선택 유리” 조언

2024-01-11     이재형 기자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금리 인하 기대감에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비중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낮은 역전 현상에도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차주들이 많아 지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고정금리형 보다 변동금리형 주담대를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11월 기준 전체 주담대에서 고정형이 차지하는 비중은 56.7%로 전달(67.2%) 대비 10.5%포인트 하락했다. 고정형이 50%대를 찍은 것은 1년 1개월만이다. 반면 변동형 주담대 비중은 7개월 전보다 두배 가까이 늘었다. 11월 기준 변동형 비중은 43.3%로 지난해 4월 23%에서 20.30%포인트 증가했다. 10일 현재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시중 5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는 연 3.40~5.45%로 주담대 변동금리(연 4.08~6.23%) 보다 금리 상하단이 0.68~0.78%포인트 낮았다. 은행은 금리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부담해야 해, 통상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높게 책정되지만 최근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이같은 상황은 지난해 11월에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고정금리와 변동금리가 다르게 움직이는 이유는 은행에서 각 유형의 금리를 산정하는 기준이 달라서다. 고정금리는 국내 은행채 금리에 연동돼 준거 금리인 은행채 금리가 내려가면 고정금리도 낮아진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따라 은행채 금리가 내린 것이 배경이다. 변동금리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에 근거해 오르내린다. 국민은행 등 시중 8개 은행이 예·적금 등 자금 조달을 위해 취급한 수신상품의 금리에 따라 달라진다. 고정형 금리가 더 유리한데도 금융소비자들이 변동형을 선택하고 있다는 점에서, 금융권은 향후 변동형 금리를 선택하는 차주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기준금리가 앞으로 내려갈 것이라고 기대하는 차주들이 늘어난 영향이다. 한국은행은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3.50%로 동결했지만 한국과 미국의 경제 성장률 등 경제지표가 부정적인 만큼 금리를 내릴 수 밖에 없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기준금리 추가 인상 필요성이 이전보다 낮아진 것으로 판단했다”며 “물가 둔화 추세가 지속되고 국제유가, 중동 사태 등 해외 리스크가 완화됐다”고 말했다.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유지 기간이 보통 5년인 만큼 자금 운용의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 다만 금리 인하시기에는 변동형 주담대가 더 유리할 수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 유형을 결정할 때, 자신의 성향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자금 지출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싶다면 고정금리가 낫지만 금리 인하가 예상될 때는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