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5배 뛴다” 美 ETF 승인 호재
SEC,11개 현물 비트코인 ETP 승인 "상장·거래 승인이 지속가능한 길"
2025-01-11 최재원 기자
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의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하며 향후 비트코인에 대규모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11일(한국시간)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다수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상품(ETP)의 거래소 상장과 거래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ETP는 ETF를 포괄하는 상위 개념이다. 이번 SEC 승인 결정에 따라 앞서 상장을 신청한 11개 비트코인 현물 ETF는 다음날부터 거래소에 상장돼 거래될 수 있다. 이날 성명에서 겐슬러 위원장은 “법원은 위원회가 그레이스케일의 ETP 상장 및 거래를 불승인한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고 판단하고 위원회의 처분을 취소했다”며 “이런 상황과 승인처분에 대한 추가 논의를 바탕으로 비트코인 현물 ETP의 상장 및 거래를 승인하는 게 지속 가능한 길이라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상장 예정인 상품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을 비롯해 피델리티인베스트먼트, 아크인베스트먼트, 인베스코, 위즈덤트리, 비트와이즈 애셋매니지먼트, 발키리, 그레이스케일 인베스트먼트 등이다. 앞서 그레이스케일은 지난 2021년 자사가 운용하는 비트코인 펀드(GBTC)를 ETF로 전환하겠다며 SEC에 상장 신청서를 냈으나, SEC는 2022년 6월 이를 반려했다. 이에 그레이스케일은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해 8월 연방항소법원은 SEC에 그레이스케일이 신청한 비트코인 ETF의 상장 여부를 재심사하라고 결정했다. 비트코인 ETF가 증권시장에서 거래되면 개인은 물론 그간 비트코인 투자에 제한이 있던 기관도 투자가 가능해진다.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될 경우 기관 투자자들이 유입되며 시장 규모가 대폭 확대될 것으로 기대해 왔다. 또한 기관투자가 확대되면 비트코인을 포함한 암호화폐의 신뢰가 크게 높아질 수 있다는 점도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10월 이후 비트코인의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며 지금까지 2배 수준으로 오른 상태다. 올해 초 비트코인은 4만2000달러대에서 4만7000대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영국계 투자은행 스탠다드차타드(SC)는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으로 올해 말까지 최대 1000억 달러(133조원) 규모의 자금이 현물 ETF에 몰릴 것으로 예상했다. 제프리 켄드릭 SC 전략가는 “비트코인 가격이 올해 10만 달러, 내년에는 20만 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며 “올해 말까지 약 500억 달러에서 100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이 비트코인 현물 ETF에 몰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트코인이 내년 연말까지 20만 달러를 돌파한다면 현재 가격 대비 4~5배나 높은 수준이다. 다만 SEC는 투자위험에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겐슬러 위원장은 “오늘 위원회의 결정은 증권이 아닌 비트코인을 보유한 ETP에 국한됐다”며 “이는 위원회가 암호화폐 자산증권의 상장기준을 승인할 의향이 있다는 신호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투자자들은 비트코인과 암호화폐에 가치가 연계된 상품과 관련된 수많은 위험에 대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