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SW에 집중하는 K-제조
현대차·기아, 'SW' 활용 모빌리티 청사진 제시 국내 조선 3사, '스마트 조선소' 구축 박차
매일일보 = 박지성 기자 | 전기·전자·IT업체들의 미래 먹거리로 불리던 소프트웨어(SW) 영역에 자동차·조선 등 제조업체들도 집중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기아, HD현대·한화오션·삼성중공업 등은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SW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현대자동차그룹의 글로벌 소프트웨어 센터 포티투닷과 인공지능(AI) 기반의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플랫폼 개발을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HD현대,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3사도 디지털 트윈을 활용한 스마트 조선소 구축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동을 넘어 일생 전반의 편안함을 더하는 것을 회사의 새로운 역할로 정의하고, 이를 위해 소프트웨어 사업을 집중적으로 추진한다.
최근 열린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 박람회(CES 2024)에서 현대차 부스는 자동차와 같은 모빌리티 제품보다는 미래 기술 설명을 위한 전시물이 주를 이뤘다. 부스 중간에는 카메라, 레이더, 센서들이 도로를 인식하고, 차량에 내장된 통합 제어기가 작동해 자율주행이 이뤄지는 동작 구조를 구현한 'SDV 전기·전자 아키텍처'가 자리했다.
기아는 '준비된 기아가 보여줄, 모두를 위한 모빌리티'라는 주제로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비전을 제시했다. 또 현대차그룹의 SDV 전략과 연계해 중형 PBV 콘셉트 3대를 비롯해 대형 PBV 콘셉트 1대, 소형PBV 콘셉트 1대 등 총 3종의 PBV 라인업을 최초로 선보였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는 이번 CES 주제로 SW를 채택하면서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 전략의 청사진을 그려나갔다.
선박을 제조하는 조선업계에서도 SW 영역 확대에 나섰다. HD현대,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3사는 디지털 트윈을 활용한 스마트 조선소를 구축하고 있다.
HD현대는 최근 미래 첨단 조선소(FOS) 프로젝트의 1단계 목표인 '눈에 보이는 조선소'를 완료하며, 스마트 조선소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눈에 보이는 조선소의 핵심은 디지털 트윈을 활용한 가상 조선소 '트윈포스'다. 트윈포스 구축에 따라 작업자가 건조공정의 상황과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대기시간 절감, 중복업무 감소 등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
한화오션은 미국선급(ABS)과 2026년까지 '디지털 십빌딩' 기술 검증을 위해 협력한다. 아울러 한화오션은 기존 조선업 분야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압도적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자동화 기반의 '스마트 야드'를 구축해 안전성을 제고하고,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생산 숙련직 감소에 대처한다는 것이다.
삼성중공업은 선박운형 효율 극대화를 위한 포괄적 디지털 솔루션 개발협력 양해각서를 팬오션과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삼성중공업은 이달 자체 개발한 디지털 트윈 기반 선박 관리 플랫폼을 팬오션 17만4000㎥ LNG운반선에 탑재해 실증을 할 계획이다.
한편, 철강·건설장비 업계에서도 SW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포스코는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 용광로가 온도를 자동으로 점검하고 쇳물에서 불순물을 제거하는 공정에도 AI를 활용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제강 부문에서 온도 예측 모델을 도입했을 뿐만 아니라 2025년까지 시스템과 인프라 등 전 분야에 AI를 적용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