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우리 매장에만 있어요”…마트·편의점업계, PB상품 경쟁 ‘후끈’

고물가에 효자상품 등극한 PB상품 PB상품 해외 수출 실적 매년 증가

2024-01-14     강소슬 기자
고물가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가성비를 앞세운 자체브랜드(PB)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14일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에 따르면 국내 PB 시장 규모는 2008년 3조6000억원 수준이었지만, 2013년 9조3000억원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1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이마트·이마트24·이마트에브리데이의 통합 소싱을 준비하고 있는 신세계그룹은 자체브랜드(PB)인 노브랜드와 피코크 사업부를 합쳐 PL/글로벌사업부를 신설했다. 업계에서는 PB상품을 필두로 이들 오프라인 채널들이 상품 기획과 직매입을 통합해 운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PB 브랜드 ‘노브랜드’는 지난해 약 1조3500억원의 매출을 냈다. 2015년 출시 이후 매년 최대 매출을 경신하고 있다. 라면 등 면류(22%), 과자류(20%), 보디워시, 클렌징폼을 비롯한 생활용품(18%) 등 다양한 상품군에서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률을 이어갔다. 이마트의 지난해 PB상품 수출액도 전년 대비 37% 늘어난 374억 수준까지 확대됐다. 액수의 80% 이상은 ‘노브랜드’가 차지했다. 2015년 론칭한 노브랜드는 현재 국내에서 전문점 250곳을 오픈했으며, 필리핀과 베트남, 몽골에서도 26개 전문점을 운영 중이다. 올해는 PB상품 다양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쇼핑은 올해 롯데마트·슈퍼에 각각 분리돼 있던 그로서리(Grocery)본부와 몰(Mall)사업본부를 통합한데 이어, SCM(공급망관리)을 신설해 유통관리까지 일원화하는 조직개편 작업을 마무리했다. 조직개편 단행으로 바잉파워를 높여 올해 본격적으로 시너지 극대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마트는 ‘그로서리 1번지’라는 비전을 실현하고자 PB 경쟁력 강화 전략의 일환으로 2022년 10월 HMR 브랜드 ‘요리하다’ 전면 개편 및 재출시를 단행해 가공식품과 일상용품 중심의 ‘오늘좋은’과 함께 2가지 PB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며, 롯데마트의 PB상품 수출 실적 역시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2년 전년 대비 30% 오른 데 이어 지난해도 5%가량 늘었다. 홈플러스는 PB브랜드 ‘시그니처’와 ‘심플리스’, ‘시그니처 홈밀’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700여개의 PB 신제품을 선보인 홈플러스는 올해도 새로운 PB상품 30~40개를 추가 개발하고 용량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편의점업계에선 GS25와 CU는 올해에만 700여개의 PB 신상품을 출시했고, 특정 브랜드 매장에서만 판매된 차별화 상품은 매출 효자로 떠오르기도 했다.  GS25는 올해 김혜자 도시락, 넷플릭스 팝콘, 점보도시락면 등 차별화 상품을 출시했다. ‘김혜자 도시락’은 지난해 2월부터 12월까지 1790만개 이상 판매됐으며, 지난해 도시락 매출을 전년 대비 51% 끌어올렸다. CU는 지난해 ‘이웃집통통이약과’, ‘연세우유 크림빵’ 등 CU만 판매하는 차별화 상품을 선보였다. 지난해 이웃집통통이약과는 원재료 수급이 어려울 만큼 인기를 끌어 누적 판매량 500만개를 넘어섰고, 연세우유 크림빵의 2년간 누적 판매량은 4500만개로 현재 CU의 전체 디저트 매출 가운데 40%가량을 차지한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는 간 유통 과정을 최소화하고 가격경쟁력을 높인 PB상품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 “국내 PB상품 시장점유율은 3% 수준으로 시장확대 여력도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