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바이오산업 초격자… 격전지는 '미국'
中우시바이오, 美 매사추세츠에 4번째 시설 건립 글로벌 수주 두고 韓기업과 경쟁 구도 형성
2024-01-14 이용 기자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중국의 거대 바이오 기업 우시바이오로직스가 미국 현지 내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한국 기업들과의 본격적인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14일 중국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우시바이오로직스는 미국 매사추세츠 우스터에 3만6000리터 규모의 상업용 바이오 원료의약품 생산시설을 건설하는 중이다. 이는 미국 내에서 증가하는 바이오의약품 수요에 맞춘 것으로, 당초 2만4000리터에서 1만2000리터를 추가했다. 우시바이오는 이미 미국 내에 3개의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뉴저지에 임상용 제조시설이 있고, 펜실베니아에는 공정개발특성분석 연구실이 있으며, 지난해 보스턴에 리서치서비스센터를 오픈해 운영 중이다. 이들 3개의 시설엔 400명의 임직원이 근무 중이다. 우스터에 건설 중인 공장은 4번째 미국 내 시설이 되며, 2025년에 가동하고 2026년에 cGMP 인증을 받을 계획으로 알려졌다. 우시바이오가 미국에 집중하는 이유는 신규 수주의 55%가 북미 시장에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우시바이오가 투자자를 대상으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신규 수주 건수는 136건이다. 2021년 138건에 비해 줄었지만 이는 코로나19 관련 제품에 대한 수요 감소가 원인이며 비코로나 제품은 지속 증가 추세다. 특히 2023년 2분기부터 신규 수주가 크게 늘어나기 시작해 2023년 11월 30일까지 91개의 비코로나 제품에 대한 수주를 확보했다. 신규 수주를 시장별로 살펴보면, 중국 내 수주는 미국의 절반도 안되는 20%다. 우시바이오가 압도적인 생산역량을 바탕으로 클라이언트들의 주목을 받으면서, 향후 글로벌 수주를 두고 국내사들과 경쟁이 더 심화될 전망이다. 현재 국내외 대기업들이 바이오의약품 CDMO 사업에 뛰어들면서 수주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서 관련 분야 선두는 단연 삼성바이오로직스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11월 1건의 신규, 4건의 증액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총 5건의 계약으로 늘어난 수주 금액은 총 7608억원에 이른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누적 수주 금액은 3조4867억원으로, 이로써 창사 이래 처음 연간 누적 수주 금액이 3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1조 7835억원) 대비 2배 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인천 송도에 5공장을 증설 중이며, 이를 통해 78만리터 이상의 생산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미주법인은 2020년 CDO 서비스를 지원하는 SBA 샌프란시스코 오피스를 시작으로 보스톤, 뉴저지에 세일즈 오피스를 개소해둔 상태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CDMO 분야 최강자는 전 세계 약 20%의 점유율을 가진 스위스 론자이며, 그 다음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우시바이오가 치열한 순위 경쟁을 하고 있다. 이 가운데 바이오 산업 후발주자인 롯데, CJ의 바이오 계열사들은 업계 선두주자인 삼성바이오로직스 및 우시바이오로직스와 수주 경쟁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다. CJ제일제당은 2021년 11월 바타비아 인수를 통해 글로벌 유전자치료 CDMO 시장에 진입, 지난해 초 'CJ바이오사이언스'를 출범하며 레드바이오 사업을 본격화했다. 당시 바타비아는 CDMO 서비스 포트폴리오에 상업 제조 서비스를 포함하기 위한 1만2000제곱미터 규모의 건물 설계 계획을 마쳤다, 해당 생산라인은 2024년 3분기에 가동할 예정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10월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인천 송도국제도시 내 바이오 플랜트 건립을 위한 토지매매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송도에 3개의 바이오 플랜트를 건설해 총 36만 리터 항체 의약품 생산 규모를 갖출 예정이다. 두 기업의 생산역량 모두 상당한 규모이나, 업계 상위권인 삼성과 우시는 기존 실적을 바탕으로 현재도 수많은 파트너사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국내 후발 바이오사들이 향후 얼마나 많은 클라이언트를 확보할 수 있을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