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 011' 세계 첫 상용화 이끈 서정욱 전 과기부 장관 별세

세계 첫 CDMA 방식 상용화…휴대전화 디지털 방식 전환 큰 역할

2025-01-12     이태민 기자

매일일보 = 이태민 기자  |  1996년 1월 세계 최초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의 이동전화 상용화를 이끌며 디지털 시대를 연 서정욱 전 과학기술부 장관이 11일 오전 5시30분쯤 경기도 용인의 한 병원에서 향년 90세에 노환으로 별세했다고 유족이 했다.

고인은 휘문고와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텍사스 A&M대에서 유학했다. 이후 국방과학연구소(ADD)를 거쳐 1984년 1월 한국통신 전전자교환기(TDX) 사업단장으로 임명돼 전자교환기를 개발, 국내 통신 기술의 발전을 주도했다. 한국통신 부사장,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 사장, 과학기술처 차관, KIST 원장을 지냈다. 서 전 장관은 또 한국이동통신 이동통신기술개발관리사업단장을 역임하던 당시 세계 최초로 CDMA 방식의 이동전화기술 도입부터 상용화를 이끌었다. 1993년 임명 뒤 1년 뒤 시스템 개발을 끝내고 상용화 시험을 한 데 이어 1995년 11월 시험 통화에 성공했다. 이어 1996년 1월 1일 인천·부천 지역에서 서비스를 개시했다. 같은해 4월 12일에는 서울 지역에 CDMA 방식 이동전화 서비스를 공급했다. 이른바 ‘스피드 011’의 등장이었다. 이를 통해 아날로그 방식의 휴대전화를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고인은 CDMA 상용화를 이끈 공로로 1996년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고인은 명지대·서울대·이화여대·공군사관학교·순천대 등에서 강의했다. 한국무역협회 전자무역추진센터 위원장으로도 활동했다. 저서로는 '미래엘리트를 위한 뗄레마띠끄'(1990), '정보화사회의 길목에 서서'(1993), '한국의 2001년 설계'(1995), '미래를 열어온 사람들-통신과 함께 걸어온 길'(1997) 등이 있다. 철탑산업훈장(1978), 국민훈장 동백장(1986), 황조근정훈장(1992), 정보통신대상(1996), 전자대상 한국공학한림원 대상(2002)을 받았다. 유족은 부인 이정숙씨와 사이에 3녀(서윤석·서현지·서윤희)와 사위 진성철씨 등이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7호실, 발인 13일 오전 10시30분, 장지 마석 정동제일교회 수양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