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신선함이 곧 매출”…유통업계, 아트 마케팅 적극 공략

국내 미술시장 규모 1조 377억원 예술품 소비층 MZ세대까지 확대

2024-01-14     민경식 기자
현대백화점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유통업계가 아트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아트 마케팅은 디지털 아트·그림·조형물 등 예술 작품을 각종 방식으로 나타내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에는 기업 오너들이 개인적 관심을 드러냈다면, 현재는 업체간 관련 마케팅 경쟁으로 번지고 있다.

기업들은 소비 활동으로 문화적인 경험과 만족감을 얻기 원하는 아트슈머(Art+Consumer)가 증가하는 추이를 반영해 미술과 음악을 상품·매장 등에 접목시켜 소비자 이목을 사로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업계 및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2022년 국내 미술시장 매출액은 1조3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2% 성장했다. 이 가운데 아트페어 매출은 59.8% 상승해 미술시장 인기를 견인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특히, 이색적인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체험을 중요시하는 MZ세대 모시기에 역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기존 미술 작품 구매는 5060세대 사이에서 주로 이뤄졌으나, 젊은 층의 참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고물가·고금리 여파로 주식, 부동산 등 기존 투자처에 불확실성이 커지자, 미술품을 재태크 수단으로 바라보는 MZ세대 시선이 늘고 있는 것이다. 예술경영지원센터가 2022년 9월 발표한 ‘한국 MZ세대 미술품 구매자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MZ세대 전체 구매자 중 최근 3년간 구매한 미술품 가격 총합이 1억원 이상~5억원 미만인 구매자 비중은 11.1%으로 파악됐다. 5억원 이상은 2.7%로 조사됐다. 이같은 시장 성장세를 바탕으로 아트 마케팅을 전개하는 유통업계 사례는 지속 나올 것으로 예측된다. 현대백화점은 갑진년 새해 출발과 함께 아트 마케팅을 강화한다. 현대백화점이 ‘더 아트풀 현대’를 올해 아트 마케팅 캐치프레이즈로 낙점했다. 아트풀은 예술을 의미하는 아트(Art)와 가득하다는 의미를 가진 형용사 풀(Full)의 합성어다. 백화점과 아울렛을 예술이 가득한 공간으로 만들어 고객 일상 속 영감을 불어넣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그 일환으로 16개 백화점과 8개 아울렛 등 전국 24개 전 점포에 ‘아트 스폿’을 조성해 세계적인 예술 작품을 공개할 계획이다. 국내외 미술관이나 화랑 등과 컬래버해 최고 수준의 전시회를 개최하는 등 아트테인먼트 콘텐츠도 강화할 예정이다. 더현대 대구 1층 더스퀘어에서 제프 쿤스의 대표 작품 ‘게이징 볼’ 연작 ‘켄타우루스와 라피테스 처녀’를 유통업계 처음으로 전시 및 판매하고 있다. 전시는 오는 지난 2일부터 오는 3월 31일까지 운영된다. 판교점에서도 지난 12일부터 내달 18일까지 미국 아티스트 ‘아담 핸들러’의 작품을 내놓고 잇다. 지난 13일부터 오는 5월 6일까지 더현대 서울 6층 알트원(ALT.1)에서 ‘폼페이 유물전–그대, 그곳에 있었다’를 연다. 롯데백화점 역시 다양한 작가들을 소개하는가 하면, 시즌과 테마에 맞는 전시들을 앞세우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롯데갤러리와 손잡고 지난 1월 5일부터 오는 3월 4일까지 본점 에비뉴엘 지하 2층부터 4층 아트월을 활용해 권용래, 정직성, 이종기 작가가 참여한 ‘라이크 어 드래곤’ 전시전을 실시한다. 지난해 5월에는 패션과 아트의 만남이란 테마로 롯데백화점의 하이엔드 패션편집숍 ‘엘리든’과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잉크’, 사진 조각의 거장 권오상 작가가 컬래버한 단독 상품 출시와 함께 패션쇼·전시회를 동시에 열기도 했다. 이커머스 업계들도 아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SSG닷컴은 2022년 5월 ‘아트&크래프트’ 전문관을 구축한 이래 미술·공예품 차별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리뉴얼을 단행한 데 이어 앞으로 상품 입점을 지속 늘려 프리미임 이미지를 확고히 할 계획이다. 지난해 9월에는 약 일주일간 ‘아트앤크래프트(Art&Craft) 페어’를 개최하기도 했다. 원활한 행사를 위해 △‘리움 스토어’ 여섯 작가전 컬렉션 △갤러리 ‘아르띠앙서울’의 원화 △‘한국문화재재단’ 굿즈도 유치·마련했다. LF몰은 지난해 2월부터 신개념 아트 라이브 코너 OFM ‘스피크 인 캔버스’를 기획해 선보이고 있다. 해당 라방은 신진 작가들에게 일반 대중들과 접점을 넓힐 수 있는 또다른 판로를 개척하고 있다. 450여개 아트 작품을 확보했고, 원화·에디션·인테리어·리빙 소품·굿즈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아트 테크 확산와 아트슈머 증가에 따라 예술적 요소를 융복합한 콘텐츠를 고안해 내놓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라며 “단순 판매를 넘어 공연, 전시, 라방 등 소비자의 시선을 끌 수 있는 아트 마케팅은 지속 진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