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저성장 고착화 시대…유통街 차별화 전략 세우기 ‘총력’

‘신규 성장 동력 발굴’ 특명…이미지‧기술‧서비스 등 투자 확대 무인 플랫폼‧배송 경쟁력‧멀티체험화 등…각양각색 전략 눈길

2024-01-14     김민주 기자
사진은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고착화된 저성장 기조 속, ‘신성장 동력 발굴’ 특명이 떨어졌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가 소비·투자 부진 등으로,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은 1%대 성장에 머물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LG경영연구원은 ‘경영인을 위한 2024년 경제 전망’에서 내년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8%(상반기 1.9%·하반기 1.7%)로 제시했다. 특히 서민 일상과 밀접한 소비재를 다루는 유통업계의 경우, 체감 경기가 더욱 냉랭하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유통가 전반은 ‘차별화 전략’에 방점을 찍고, 저성장 위기 극복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전개하고 있다. 차별화 전략이란 차별화된 제품이나 서비스의 제공을 통해 기업이 산업 전반에서 독창적이라고 판단될 수 있는 고유의 경쟁력을 고안함으로써 경쟁우위를 점하는 것을 뜻한다. 디자인이나 브랜드 이미지, 기술력, 제품특성, 고객서비스에서의 차별성 등이 그 요인이 될 수 있다. 식품기업들은 ‘푸드테크’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풀무원은 ‘무인 조리‧판매 플랫폼’ 사업으로 과포화‧정체된 식음 시장에서 독보적 경쟁력을 꾀한단 방침이다. 풀무원의 ‘출출박스 로봇셰프’는 국내 최초 스마트 무인 즉석조리 자판기다. 지난해 말부터 기기의 KC인증을 완료하고 고속도로 휴게소와 초대형 야외 카페 공간에서 운영을 시작했다. 대기업 구내식당, 대학 학생식당 등 스마트 무인 식당 수요가 높은 다양한 사업장들을 대상으로 입점을 빠르게 확대하고, 관련 사업 다각화를 진행할 계획이다. 올해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 전시회인 ‘CES’에도 참관해, 무인 즉석조리 플랫폼 ‘출출박스 로봇셰프’로 만든 메뉴를 선보이며 자동조리 기술력을 적극 홍보하기도 했다. 삼성웰스토리는 급식 서비스 전 과정에 개인화, 자동화, 지능화된 솔루션을 적용하고 나섰다. 삼성웰스토리의 미래형 급식 운영모델 ‘플래그십 스페이스’는 조리로봇이 음식을 만드는 ‘웰리봇 존’, 무인 자동결제 형태로 간편식을 제공하는 ‘피키피커스 마켓’, 취식 및 건강 데이터를 바탕으로 헬스케어 솔루션을 제공하는 ‘웰핏라운지’, 다양한 푸드테크 기술을 테스트하는 ‘오픈랩’ 등의 공간으로 구성됐다. 세븐일레븐은 자율주행 로봇으로 배송 경쟁력 차별화를 꾀한다. 디지털 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로봇 배달 시스템 구축을 통해 고객 편의와 가맹점 수익을 동시에 높여 나간단 복안이다. 2022년부턴 경기도 가평에 드론스테이션을 갖춘 드론 배송 특화매장을 오픈하고, 인근 펜션에 드론 배송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수익성이 고꾸라진 백화점 빅3는 ‘공간 차별화’로 재도약을 노린다. 단순한 쇼핑 경험뿐만 아니라, 그 공간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요소를 적극 활용해 ‘멀티체험화’를 꾀한단 전략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SSG푸드마켓 도곡점을 강남점 식품관으로 리뉴얼했다. SSG푸드마켓은 지난 2012년 신세계백화점이 프리미엄 슈퍼마켓을 모토로 만들었다가, 2016년 이마트에 사업권을 넘긴 매장이다. 지난해 8월 이마트에서 다시 사업권을 넘겨받아 백화점 프리미엄 식품관 사업에 다시 힘을 주고 나섰다. SSG푸드마켓 도곡점은 프리미엄 브랜드와 초신선 상품을 앞세워 차별화에 나섰으며, 식품관 유료 멤버십 ‘신세계프라임’도 서울권에서 처음 도입한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을 통해 O4O(오프라인을 위한 온라인) 매장을 선보였다. MZ세대가 선호하는 인플루언서들과 협업해 현대홈쇼핑, 현대리바트, 현대그린푸드 등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들이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상품을 선보이는 오프라인 공간이다 롯데백화점은 약 2년간의 기획, 준비 과정을 거쳐 7개월간의 리뉴얼 끝에 인천점 지하 1층에 고급 식재료 및 유명 F&B 매장을 집대성한 ‘푸드에비뉴’를 구축했다. 푸드 콘텐츠, 서비스까지 백화점이 갖춰야 할 ‘미래형 식품관의 표준’을 제안했단 평이다. 업계 관계자는 “규모의 한계로 출혈 경쟁이 심한 내수시장에서, 각 기업들은 브랜드 인지도 제고 및 수익성 제고를 위한 차별화 전략에 힘써왔다”며 “최근엔 그 범위가 온‧오프라인 업역을 넘나들고 있고, 글로벌 시장까지 확장되는 등 위기 극복을 위한 미래형 투자‧혁신이 더욱 과감해지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