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나도 3조 클럽” 식품업계, 불황 속 독주 비결은
외식물가 상승에 가공식품 수요↑…급식시장 회복‧한류열풍 등 호재 롯데칠성‧CJ프레시웨이‧풀무원, 3조 클럽 입성…해외사업 호조 주효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산업계 전반 수익성 악화 속, 식품업계가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외식 물가 상승에 가성비 대체재로 가공식품이 각광받고, 엔데믹발 급식 시장 회복, 한류열풍에 기반한 K-푸드 성장 등 호재로, 완연한 실적 회복세에 올라탄 모습이다.
1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올해 기존 멤버인 CJ제일제당, 대상, 롯데웰푸드, 농심, SPC삼립, 오뚜기, 동원F&B 등 7개사에 신규 세 기업까지 합해, ‘매출 3조 클럽’ 회원이 총 10개 기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신규 3조 클럽 회원사는 롯데칠성음료, CJ프레시웨이, 풀무원이다. 최근 3개월간 증권사에서 추산한 롯데칠성음료의 올 4분기 매출액은 8891억원, 영업이익은 312억원이다. 각각 전년 동기비 32.9%, 27.9%씩 늘어난 수치다. 연매출은 3조1955억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제로’ 마케팅 선방이 주효했다. 롯데칠성 제로 카테고리의 음료 내비중은 지난해 기준으로 13.5% 수준까지 확대됐다. 탄산에 에너지, 다류 신제품까지 더해져 여전히 시장을 주도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국내 제로카테고리 시장 내 점유율도 50%를 상회한다. 소주 카테고리에선 시장침체에도 불구, ‘새로’ 판매 호조 덕을 봤다. 지난 3분기 롯데칠성의 전체 소주 시장 점유율은 2022년 3분기 15%에서 지난해 3분기 21%까지 1년이란 비교적 짧은 기간 내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CJ프레시웨이의 4분기 시장 전망치는 매출 7848억원, 영업익 24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10.4%, 39%씩 성장했다. 연매출은 3조708억원으로 예상된다. 특히 단체급식 부문이 전반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수주물량 증가, 단가 인상에 따른 효과, 원재료 가격 안정화, 경기 둔화에 따른 식수 증가 등이 호실적을 이끌 것이란 분석이다.
외식경로 매출액 성장률 역시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단체급식 및 컨센션 수주 금액을 고려하면 올해 추가 성장 가능성이 높단 분석이 나온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하고 있고, 주요 거래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제조와 유통 시너지가 본격화될 것이란 평이다.
올해 들어 매 분기 성장세를 보인 풀무원의 연매출 컨센서스는 3조388억원이다. 지난해 연간 매출 2조8383억원 대비 7%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해외, B2B‧B2C 전반적인 실적 상승세가 예상된다. 군급식 및 대기업 단체급식 시장 개방으로 식품서비스유통 실적 개선이 기대되며, 해외 사업도 순항 중이다.
앞서 지난 2022년부터 3조 클럽에 이름을 올린 식품사는 총 8개로, 전년 대비 2배 늘었다. 신규 회원은 농심, 롯데제과, SPC삼립, 오뚜기다. 당시 매출과 영업익 동반 성장을 이뤘더라도, 전년도 경영상황이 워낙 좋지 않았던 만큼 기저효과가 반영된 결과란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기저효과를 넘어, 안정적인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단 평이다. ‘해외 사업 확대’가 공통적인 실적 개선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3조 클럽에 입성한 농심 역시 빠르게 해외 사업 비중을 늘려가는 대표적 기업 중 하나다. 농심의 전체 매출 중 해외 비중은 37%로, 국내와 해외 매출 비중이 6대 4까지 올라왔다. 향후 해외 사업 호조세에 따라 해외 매출 비중이 절반까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상은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미국 현지에 대규모 김치 공장을 완공, 본격 가동을 시작했다. 대상 LA공장은 대지 면적이 1만㎡(3000평)에 달하며, 연간 2000t의 김치 생산이 가능한 제조라인 및 원료창고 등 기반시설을 갖췄다.
롯데웰푸드는 인도 자회사인 롯데 인디아社 첸나이 공장에 약 300억원을 투자해 증설한 롯데 초코파이 세 번째 생산라인을 지난달부터 본격 가동했다. 신규 생산라인이 본격 가동되면 연간 4억봉 가량의 추가 생산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증설된 생산능력을 기반으로 올해 인도 현지 롯데 초코파이 브랜드 매출 목표를 전년보다 약 20% 이상 늘려 800억원으로 잡았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해외사업 호조 등으로 전년 비 외형 확대를 이룬 것은 맞지만, 아직까지 기저효과가 유효하다”며 “원부자재 가격과 인건비, 물류비, 에너지 비용의 지속적인 상승이 이어지고 있어, 호실적 파티 분위기보단 위기 타개를 위한 선제적 전략 재정비에 몰두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