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의 제동거리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은 다들 알고 있는 사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빙판이나 눈길 하물며 빗길 정도에서도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것은, 약간의 변수가 있을 경우 제동거리가 얼마나 길어지는지 정확히 모르는 것이 원인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제동거리는 몇 가지 변수만 고려한다면, 암산으로도 대충 계산할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하다. 기본적으로 노면의 마찰계수와 차량 무게 그리고 주행속도만 있으면, 대부분 제동거리는 암산으로 대강 맞출 수 있다.
일단은 기본적으로 시속 100km 주행 시 마른 노면, 즉 고속도로와 같은 아스팔트 도로에서의 제동거리를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새타이어 기준으로 전문가가 실험했을 경우 약 40~45m 정도로 측정된다. 거리의 차이는 메이커별로 타이어의 특성과 패턴 등에 의한 마찰계수의 차이라고 보면 된다.
간단히 말해 브레이크를 꽉 밟은 뒤부터 약 45m 전진하다 정차한다는 것인데, 이 45m는 전문가가 작정하고 가속패달에서 발을 떼고, 브레이크 위에서 밟을 준비를 미리하고 있다가 다리에 쥐가 날 정도로 힘껏 밟았을 경우다. 일반인들이 갑작스러운 상황에 급 정거를 한 경우는 무조건 70m를 넘는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제동거리 테스트는 새 타이어로 하기 때문에, 생산 후 시간이 지나 경화되거나 사용하면서 마모가 된 타이어의 경우는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물론 마른노면에서는 크게 달라지지 않지만, 빗길이나 눈길에서는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물론 타이어 별로 장착 후 바로 테스트 하는 경우와 반복해서 급제동을 할 경우 타이어가 따뜻해지면서 제동거리가 5% 정도 짧아지는 것을 관찰했다. 물론 일부 타이어는 처음이나 나중이나 비슷한 경우도 있다.
결론은 타이어는 차량 출발 직후, 그리고 연속해서 2시간 이상 운행한 이후부터는 제동거리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비가 와서 젖은 노면의 경우는 제동거리가 20% 정도 늘어난다. 좋은 타이어의 경우 15% 정도 늘어나지만 안전하게 20% 정도는 길어진다고 보는 게 맞다. 결국 젖은 노면에서는 앞에서와 동일한 방법으로 테스트 할 경우에는 48~55m 정도가 되는 것인데, 일반인들이 운전할 경우에는 최소 85m 이상 된다고 보는 게 맞다. 그리고 눈길에서는 제동거리가 3배가 되고, 얼음에서는 제동거리가 9배로 늘어난다.
마지막으로 주행속도와 차량 무게를 고려해 보자. 우선 제동거리는 주행속도의 제곱에 비례한다. 즉 주행속도가 2배가 되면, 2×2=4 즉 제동거리는 4배가 된다. 시속 80km로 눈길에서 급제동할 경우 제동거리는 스노우타이어는 15×4=60m가 된다는 뜻이다. 여기서 거꾸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시속 100km로 주행할 경우와 시속 50km 절반 속도로 주행하는 것을 비교하면, 제동거리는 약 1/4로 줄어든다는 것이다.
앞에서 빙판길 제동거리는 마른노면의 9배 정도라고 이야기 했다. 그렇다면 안전한 거리를 위해, 빙판길 혹은 블랙아이스 위험성이 있는 도로에서는 새 타이어에 전문가 기준 400m 이상, 일반인의 경우 600m 이상 거리를 두라는 소리인데 누가 지킬 수 있겠는가? 말이 안된다. 그럼 어떤 방법이 있을까? 바로 주행속도를 줄이는 것이다. 주행속도를 절반으로만 줄이면, 제동거리는 1/4로 줄어든다. 결국 새타이어에 전문가 기준으로 100m 즉 평소보다 2배 정도 거리를 두면 된다는 뜻이다.
겨울철 해뜨기 전인 아침에는 서리가 내리면, 마찰계수가 눈길과 비슷할 정도로 미끄럽다. 제동거리가 2배 이상 길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타이어 고무는 7도 미만으로 온도가 내려가면 경화되면서 딱딱해져서 제동거리가 또 늘어나게 된다. 연구에 의하면 20도 대비 영상 5도에서는 마른 노면에서 0.75~1m 정도 제동거리가 길어진다. 대략 2~2.5% 정도 길어지는 것인데, 실제 사고가 발생하느냐 마느냐의 중요한 갈림길에서는 큰 수치라고 할 수 있다.
필자가 11월에 제동거리 테스틀 하면서 공기압의 변화에 따른 결과도 함께 살펴봤다. 공기압이 20% 정도 높거나 25% 이상 낮을 경우, 제동거리가 젖은 노면에서 10% 정도 길어지는 결과를 나타냈다. 결국 잦은 공기압 체크가 안전에는 중요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