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공천 칼질' 본격화···제3지대 확장 속 탈락자 대거 이탈할 수도
여야 감싼 '친윤'·'친명' 논란···공천 반발 '불 보듯' 현역 합류 염두한 제3지대···"이삭줍기 수준 아닐 것"
2025-01-14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공천 실무를 담당할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을 완료하며 총선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공천 논의가 본격화함에 따라 현역 의원 물갈이 등 '공천 칼질'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데, 정치권에서는 공천에서 탈락한 현역 의원들이 제3지대 신당 확장과 맞물려 대거 탈당할 가능성도 염두하고 있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지난주까지 각자 공관위 구성을 마무리하고 공천 기준 제정에 집중하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12일 공관위 첫 회의를 가졌고 국민의힘은 오는 16일 첫 회의를 연다. 정가 초미의 관심사는 여야가 어느 정도 수준으로 현역의원을 교체할 것이며 그 기준을 어떻게 세울 것인가이다. 일단 여당은 현역의원 최소 20% 이상을 물갈이 할 가능성이 크다. 앞서 인요한 혁신위원회는 현역 의원 평가 결과 하위 20%에 대한 공천 배제를 당에 요구했고, 당무감사위원회도 204곳 당협위원장 중 46명(22.5%)에 대한 컷오프를 권고했다. 총선기획단도 혁신위 안(案)보다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텃밭인 영남권 물갈이는 더 큰 규모가 될 전망이다. 지난 21대 총선에서도 국민의힘 전신 미래통합당은 현역 약 43%를 교체했다. 특히 영남권 현역 교체 비율은 45명 중 24명으로 절반을 넘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15일에는 3선, 17일에는 4선 이상 의원들과 연속 간담회를 갖는데, 이 자리에서 이들에 대한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 요구가 나올 수 있다. 민주당도 상당한 인적 쇄신을 예고한 상태다. 민주당은 현역 의원 평가에서 하위 20%에 속하면 경선에서 20~30%의 득표수 감산이 적용된다. 공천 경선 과정에서 상대 후보가 여성, 청년일 경우 25% 가산점을 받는데 하위 20% 이하 현역 의원에 경선 득표 감산 비율 20∼30%를 적용하면 사실상 역전이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당내에선 최소 30명이 교체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야 모두 표면적으로는 '공정 공천' 기조를 내세우고 있지만 당내에선 이를 전적으로 신뢰하는 의원은 많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공교롭게도 여야는 각각 '친윤'(친윤석열)과 '친명'(친이재명) 인사들이 대거 공천을 받을 것이라는 소문에 휩싸여 있다.정치권에서는 공천에 불복해 탈당을 강행할 의원이 꽤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들의 탈당은 제3지대 세력이 확장하는 상황과 맞물려 더 큰 폭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구체적으로는 '친윤'과 '친명'의 범주에 속하지 못하는 당내 비주류 인사들은 물론, 지역구에서 경쟁력이 있는 중진 의원들도 '탈당 후 신당 합류' 대열에 동참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허은아 개혁신당(가칭) 창당준비위원장은 지난 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신당 합류 의사를 타진한 의원이) 10명을 넘고 중진도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 제3지대 인사는 <매일일보>에 "여야가 친윤·친명 공천 기조가 명확한데 당연히 공천 탈락에 대한 반발이 터져 나올 것"이라며 "(현역 의원들이 합류하면) 이삭줍기 수준이 아닐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