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천하람 "개혁신당은 '왕' 섬기지 않아…총선서 교섭단체 이상 성과 낼 것"

개혁신당 공동창당준비위원장…"개혁적 중도‧보수 지향" 한동훈 겨냥 "용산 직할 체제 더 강화" 비판  제3지대 '빅텐트'…"원칙 있는 연대 추구"

2024-01-15     조현정 기자
천하람

매일일보 = 조현정 기자·문장원 기자  |  오는 4‧10 총선을 앞두고 '개혁신당(가칭)'의 밑그림을 그리는 천하람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이 "개혁신당은 왕을 섬기지 않는다"며 국민의힘과의 차별성을 확고히 했다. 이번 총선에서 중도부터 진보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보수' 세력으로 자리매김해 '왕(윤석열 대통령)'만 바라보는 권위주의를 타파하겠다는 의지다. 특히 "교섭단체(20석) 이상의 성과를 내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천 위원장은 15일 <매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개혁신당과 국민의힘의 근본적인 차이에 대해 "왕을 섬기는 권위주의를 답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민심'이 아닌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만 따르며 시대착오적 권위주의에 빠진 국민의힘을 대체하는 대안 보수 정당으로 나아가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한 것이다. 그는 국민의힘을 겨냥하며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행보에도 여전히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의 메시지는 예전과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며 "김기현 전 대표가 프랜차이즈였다면, 한 비대위원장은 직영점이다. 용산 직할 체제가 강화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최근 그가 한 방송에서 '한동훈 효과를 없애버리겠다'고 공개 저격한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개혁신당'의 향후 방향성은 "현재 문제를 치열하게 다루고 선명한 미래의 모습을 그릴 것"이라며 "합리적 진보, 자유주의적 진보를 포용하는 개혁적인 중도‧보수 정당을 지향한다"고 강조했다. 가장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제3지대 '빅텐트' 방식에 대해선 각자 경쟁력을 지키면서 원칙 있는 형태의 연대 추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로 최선의 모습으로 국민의 지지를 키우기 위한 노력을 하고, 연대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며 "가능성을 열어두고 폭 넓게 논의할 생각"이라고 덧붙엿다. 특히 오랜 시간 '험지'인 전남 순천 출마를 준비했던 그는 개혁신당이 이번 총선에서 호남의 새로운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민주당 독점 피로감에 미래지향적 정치 세력을 원하는 유권자들이 많다"며 "과거의 부담에서 자유로운 개혁신당이 호남 유권자들의 유력한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음은 천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이준석의 개혁신당에 합류했다. 창당준비위원장을 맡은 이유는.

국민의힘 내부에서 근본적인 개혁을 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반면 신당은 더 나은 정치를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고, 그 의지를 실현하는데 필요한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현실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국민의힘 내부의 근본적인 개혁이 어렵다고 했는데,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

12척의 배도 남지 않은 상황이다.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이 아니라 '민심'을 따르는 소신파 의원을 찾아보기 어렵다. 김웅 의원처럼 얼마 되지 않는 소신파 의원은 버텨내지 못하고 출마를 포기하는 상황이다. 정치는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당을 함께 개혁할 세력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고, 총선 이후에는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행보나 메시지에 큰 변화나 쇄신이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다.

한 비대위원장의 외모적인 요소나 세련된 모습을 제외하고 냉정하게 보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정치는 이미지가 중요하지만, 결국 메시지로 하는 것이다. 그런데 메시지는 예전과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김기현 대표가 프랜차이즈였다면, 한 비대위원장은 직영점으로 더 용산 직할 체제가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도 대통령과 영부인의 뜻을 거스르는 일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한동훈 효과를 없애버리겠다'고 했다. 이번 총선에서 개혁신당이 국민의힘을 대체하는 대안 보수 세력으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나.

개혁신당은 왕을 섬기지 않는다. 국민의힘은 산업화라는 과거의 유산을 지닌 정당인데, 지금은 경제 성장의 유능함을 발휘하기보다는 시대착오적 권위주의를 답습하는 것으로 보인다. 개혁신당은 과거의 유산은 없지만, 덕분에 왕을 섬기는 권위주의를 답습하지 않을 수 있다. 현재의 문제를 치열하게 다루고 선명한 미래의 모습을 그릴 것이다. 

-신당 참여 의사를 밝힌 현역 의원들이 많다고 했다.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다양한 정당, 다양한 선수의 의원들과 소통하고 있다. 이미 확정적인 합류 의사를 밝힌 의원도 있고, 진지하게 논의를 하는 의원도 있지만 저희가 말이 앞선다는 인상을 드리고 싶지는 않다. 결국 각자 본인들 결단에 따라 적절한 시기에 합류할 것이다.

-현역 의원 합류만큼 중요한 것은 당의 비전을 실현할 새롭고 참신한 인재 발굴이다.

이미 온라인을 통해 1500명이 넘는 분들이 출마 의사를 표명했다. 그 중 100여 명의 지원자는 어느 정당에 가더라도 즉시 출마 전력으로 인정받을 만한 분들이다. 이달 말 공식적인 공천 신청을 받으면서 구체적인 인재들을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개혁신당은 '개혁보수', '중도보수'를 지향한다고 했는데 정체성과 방향성은 무엇인가.

창당준비위원장의 1인으로 합리적인 진보, 자유주의적 진보를 포용하는 개혁적인 중도보수 정당을 지향하고 있다. 다만 극단주의자, 음모론자가 아닌 합리적인 정치인이라면 진영에 구애받지 않고 폭 넓게 대화하고 논의할 것이다. 

-'이준석 신당'인 만큼 사실상 당이 이 위원장의 '개인기'에 의존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초반에는 아무래도 이 위원장의 인지도와 개인기가 중요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천하람, 허은아, 이기인 3명의 창당준비위원장도 중요한 역할을 하며 존재감을 키우고자 노력하고 있다. 향후 중진을 포함한 현역 의원들이 합류하면 보다 다양한 얼굴들이 개혁신당의 얼굴로 국민께 어필할 수 있다고 본다.

-금태섭 전 의원의 '새로운선택', 양향자 의원의 '한국의희망', 이낙연 전 대표의 '새로운미래' 신당과의 제3지대 '빅텐트' 가능성은.

가능성을 열어두고 폭 넓게 논의할 생각이다. 다만 서로 최선의 모습으로 국민들 지지를 키우기 위한 노력을 하면서 연대 논의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연대 그 자체는 목적이 될 수 없다. 각자 경쟁력을 잘 지키면서 원칙 있는 형태의 연대를 추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새해 정당 지지율 조사를 보면 2030과 중도층 지지가 두드러졌는데, 이에 대한 평가와 전략이 있다면.

서로 남 탓만 하고 상대방을 악마화하는 정치에 실망한 국민들이 개혁신당이 가장 중시하는 유권자 그룹이다. 경쟁 정당의 문제점도 물론 지적하겠지만, 되도록 하루 지나면 사라질 정쟁이 아닌 대안을 제시하고, 미래를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강조해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의 정치에 대한 기대, 개혁신당에 대한 확신을 드릴 것이다.

-순천에서 출마할 계획인가. 개혁신당에 대한 지역 민심은 어떤가.

순천 출마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 개혁신당에 대한 기대와 관심은 많지만, 아직 지지세가 형성돼 가는 초기 과정이다. 순천을 포함한 전남에서는 윤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높아서 아직 다른 전략, 전술이 잘 작동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남에서도 민주당 일당 독점에 대한 피로감에서 더 나아가 미래지향적인 정치 세력을 원하는 유권자들이 많다. 과거의 부담에서 자유로운 개혁신당이 호남 유권자들의 유력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총선에 임하는 각오를 밝힌다면.

개혁신당 후보들이 꼭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각오다. 새로운 정치를 표방하는 개혁신당이 실패한다면 다시 이런 시도를 하는 것이 어려워진다. 국민들의 폭 넓은 선택을 받을 수 있는 메시지, 정책, 행보로 온 힘을 다해 교섭단체 이상의 성과를 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