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ETF 약발 끝? ‘차익실현’ 봇물
비트코인 4만3000달러 선 붕괴… 채굴업계 주가도 급락
2024-01-15 최재원 기자
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했지만 비트코인의 가격은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시세차익을 위한 매도가 이어진 탓이다.
15일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비트코인은 전일보다 1.37% 하락한 4만2304달러(약 5557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 4만3000달러 대가 붕괴한 것은 지난 4일 이후 처음이다. 비트코인은 현물 ETF가 시작된 지난 11일(현지시간) 6.31% 오른 4만9102.29달러를 기록하며 지난 2021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4만9000달러를 돌파했다. 그러나 같은날 전일대비 0.28% 하락한 4만6316.63달러로 급락했다. 이후 다음날인 12일에는 4만3134.34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는 비트코인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을 위해 매도에 나서면서 하락세로 돌아선 것으로 분석된다. 가상화폐 전문가들은 당분간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을 위한 매도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 후 반락한며 가상화폐 채굴업체 주가도 덩달아 급락세를 보였다. 미 CNBC 방송에 의하면 현물 ETF 승인 이후 최대 채굴업체인 마라톤 디지털과 라이엇플랫폼의 주가가 각각 12.60%와 15.82% 하락했으며, 아이리스 에너지와 클린스파크도 6.36%, 7.26% 내렸다. 현물 ETF 승인 직전 마라톤디지털은 590% 가까이 상승하고 라이엇플랫폼도 350% 이상 오르고 크린스파크와 아이리스에너지 모두 400% 이상 급등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이는 최근 비트코인 거래수수료가 줄어들면서 채굴업체의 수익도 감소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블록체인 정보분석 업체 크립토퀀트의 연구책임자인 훌리오 모레노는 “지난달에는 비트코인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묘 수수료 수입에 의존하는 채굴업체의 수익이 늘었으나 최근 거래가 감소하면서 수익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금융당국이 국내 증권사가 해외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를 중개하는 것은 자본시장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유권해석을 내놓으며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하루 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지난 12일 우리기술투자는 전일대비 320원(3.99%) 내린 7700원에 거래됐다. 한화투자증권은 전날보다 400원(9.09%) 하락한 4000원을 기록했다. 이들 두 회사는 국내 최대 가상화폐거래소인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에 전날 나란히 상한가를 기록한 바 있다. 금융위원회는 비트코인 현물 ETF가 현행 자본시장법에 따른 투자 중개 상품의 라이선스 범위 밖의 상품이라고 판단해 국내 금융투자업자(증권사)의 중개를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에서 ETF가 출시되며 국내에서 판매나 출시 필요가 있는지 등을 전반적으로 검토하겠다는 금융당국의 계획이었으나 관련 논의 과정에서 투자자 보호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