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F 길 열린 정유업계 "28조 시장 잡아라"
EU 의회, 2050년 사용 비중 85%까지 확대 계획 연 평균 25%씩 성장 예상…고비용은 해결 과제로
2025-01-15 박규빈 기자
매일일보 = 박규빈 기자 | 석유사업법 개정으로 정유사들이 지속 가능한 항공유(SAF)를 생산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됨에 따라 관련 업계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회는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개정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이는 전세계적으로 탄소 중립 요구도가 높아지는 현실 속에서 정유업계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고자 친환경 석유 대체 연료 생산과 사용을 확대하기 위한 목적 아래 발의됐다. 개정 석유사업법은 석유 정제 공정에 '친환경 정제 원료' 투입을 허용하고, 친환경 연료 목록에 바이오·재생 합성 연료을 규정한다. 또한 친환경 연료 개발·이용·보급 확대와 원료 확보 등에 대해 정부가 지원하도록 돼있다. SAF는 폐식용유·사탕수수·바이오매스·해조류 등을 활용해 만드는 대체 항공유로, 기존 제품 대비 탄소 배출량을 80%까지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정작 국내에서는 정유업계가 생산에 대한 법적 근거를 확보하지 못해 양산 단계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이처럼 법 개정이 이뤄진 만큼 정유사들이 SAF 생산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EU) 의회는 전체 항공유 중 SAF 사용 비중을 2025년 2%로 시작해 2035년 20%, 2045년 54%, 2050년 85%로 높이도록 목표치를 설정했고,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도 이를 적극 지지하고 있다. 이처럼 SAF 시장은 전세계 항공 당국과 협회 등의 항공기 탄소 배출량 규제 덕에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더인텔리전스는 2021년 7억4550만달러(한화 약 9821억원) 수준이던 SAF 시장이 2025년 100억(13조원)달러로 커지고, 2035년엔 215억 달러(28조원) 수준으로 2배 이상 재차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연평균 성장률(CAGR)이 25.12%나 되는 셈이다. 현재 정유업계의 실적은 불안정한 시황에 따라 널뛰기를 반복하고 있다. 때문에 정유사들은 미래 먹거리로 석유화학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데, SAF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게 되면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수익성 증대가 예상된다. HD현대오일뱅크는 2025년부터 연산 50만톤을 계획하고 있고, SK에너지 이사회는 신설 법인 'SK탱크터미널(가칭)'을 설립하기로 안건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여타 선진국 대비 SAF 역량이 부족한 실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석유자원과 관계자는 "국내 SAF 기술력은 미국 대비 83.5%, EU 대비 93%, 일본 대비 88% 수준에 그치고 원료 국산화율은 31%"라며 "기술 경쟁력 확보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SAF는 제조·판매 단가도 아직 높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1시간짜리 노선에 SAF 급유기를 띄워보니 화석 연료보다 비용이 8배나 더 들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때문에 정부가 SAF 제조사에 대한 세제 지원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