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언제?… 부동산 ‘돈맥경화’ 악화
서울 아파트 매물 전년 동기 대비 42.9% 증가 금리인하 시점 불투명‧대출규제 강화‧PF 리스크 3중고
2025-01-15 권영현 기자
매일일보 = 권영현 기자 | 고금리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계속되는 가운데 거래가 실종되고 매물이 적체되는 등 새해 들어 부동산 시장 돈맥경화 현상이 심화되는 모양새다.
15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4067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9% 늘었다. 서울뿐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매물이 크게 늘었다. 전국 17개 시‧도 모든 지역의 매물이 증가해 이 기간 전국 아파트 매매 매물은 39만2505건에서 51만101건으로 30% 증가했다. 특히 가장 많은 매물을 소화하는 경기도에서 3만3377건(31.6%)이 늘었다. 이외 세종은 54.5%(2550건)이 매물 증가율이 전국에서 가장 컸고, 광주는 47.7%(6350건)으로 뒤를 이었다. 주택시장 활성화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도 모두 하락세다.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지난해 12월 전국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00.1로 3개월 연속 하락했다. 해당 지수는 지난해 1월(91.5)부터 반등세를 보이며 9월(119.4)까지 9개월 연속 상승하다가 지난해 10월(111.1)부터 하락세를 보였다. 수도권의 경우 9월 122.2를 기록했으나 12월에는 100.4까지 21.8p의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하는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수급동향 지수도 지난해 10월 셋째주 90.2를 기록한 이후 하향곡선을 그리다가 1월 둘째주에는 87.0을 기록했다. 특히 서울은 지난해 9월 둘째주 89.8을 기록했지만 1월 둘째주에는 82.9까지 하락했다. 매매수급동향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울수록 매도자가 많고, 200에 가까울수록 매수자가 많은 것을 의미한다. 부동산 시장 침체 장기화 원인은 지난해부터 지속된 고금리 기조와 하반기 대출 규제 강화, 연말 태영건설 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등이 꼽힌다. 무엇보다도 부동산 활성화의 관건은 금리 인하인데 시기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8연속 기준금리 동결을 발표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6개월 이상 금리 인하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현 상황에서는 금리 인하가 부동산 시장 상승 기대를 자극하는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고 입장을 밝힌 만큼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옅어졌다. 여기에 지난해 하반기 가계대출이 급증하면서 정부가 50년 만기 주담대 조건을 강화하고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공급을 중단했다. 연말에는 태영건설발 부동산 PF 리스크까지 터지면서 투자가 더욱 위축될 전망이다. 오는 2025년 이후에나 부동산 경기가 확실히 살아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은 “금리인하와 주식시장의 안정화가 선행되고 부동산 거래가 늘어나야 부동산 시장도 살아난다”며 “가장 큰 영향력이 있는 게 금리인데 미국이 늦게라도 연내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에 올해 미국이 금리를 내린다는 조건 하에 2025년 이후 부동산 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