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美 공화당 첫 경선서 압승···바이든과 재대결 '성큼'
트럼프 51% 과반 득표···디샌티스 21%, 헤일리 19% 트럼프 "미국 다시 위대하게"···바이든 "극우" 맹비판
2025-01-16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미국 공화당 첫 번째 대선 후보 경선인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압승을 거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대세론'을 입증하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리턴 매치가 한층 가까워졌다는 평가다.
15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따르면 개표 마감 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51.0%의 득표율로 아이오와주 코커스에서 1위를 차지했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21.2%를 얻어 2위에 자리했고,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는 19.1%로 3위를 기록했다. 개표 결과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승리를 거두며 재선 도전을 위해 중요한 첫걸음을 내디뎠다"며 "이번 승리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 역사적 재대결로 한 발 더 다가섰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결정적인 승리를 지켜냈다"며 "이로써 공화당 경선에서 그의 어마어마한 영향력이 한층 굳어지게 됐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선 전 각종 여론조사에서 보수 진영으로부터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공화당 유일 대선 후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때문에 이번 아이오와주 경선 승리도 어느 정도 예상 가능했다는 의견도 있다. 그럼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첫 경선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둔 것은 의미가 크다. 자신을 맹추격해 오던 경쟁자들을 과반 득표로 제압하며 '트럼프 대세론'을 미국 전역에 알렸기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승리를 확정한 뒤 "지금은 이 나라의 모두가 단결할 때"라며 "우리는 단결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화당이든 민주당이든, 진보든 보수든 우리가 단결해서 세상을 바로잡고, 문제를 바로잡고,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모든 죽음과 파괴를 바로잡을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국을 최우선(America first)에 두고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였다. 11월 치러질 대선에서 자신과 맞붙을 가능성이 높은 '정적'에게 견제구를 날린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코커스가 끝난 뒤 SNS에 글을 올려 "트럼프가 아이오와에서 이긴 것 같다"며 "그는 현시점에서 공화당의 확실한 선두 주자"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러나 요점은 이 선거는 항상 당신과 나 대(VS) 극우 공화당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세력과의 대결이 될 것이라는 점"이라며 "이는 과거에도 그랬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압승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마냥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보수층이 두터운 아이오와와 달리 상대적으로 중도층 비율이 높은, 오는 23일 뉴햄프셔주의 첫 프라이머리(예비선거) 표심의 향배에 오히려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뉴햄프셔에서는 공화당 내 반(反) 트럼프 지지층을 중심으로 헤일리 전 대사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겐 이곳에서의 승부가 오히려 초반 확실한 대세를 구축할지 여부를 판가름할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번 우세로 오히려 뉴햄프셔에서는 도전적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며 중도층 표심 움직임에 주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