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과격해진 김정은 "전쟁 시 대한민국 완전히 점령, 공화국 편입"
"대한민국 제1 적대국" 헌법 명시 지적···남북 긴장 최고조 尹 대통령 "스스로 반민족적 집단 자인···협박 안 통해"
2025-01-16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에는 대한민국을 완전히 점령, 평정, 수복하고 공화국에 편입시키는 문제를 헌법에 반영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북한의 대남 행보가 과격해짐에 따라 한반도 긴장 수위도 유례없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은 "스스로 반민족적 집단임을 자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5일 평양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영토 조항을 반영해 헌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6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공화국이 대한민국은 화해와 통일의 상대이며 동족이라는 현실모순적인 기성개념을 완전히 지워버리고 철저한 타국으로, 가장 적대적인 국가로 규제한 이상 독립적인 사회주의국가로서의 공화국의 주권 행사 영역을 합법적으로 정확히 규정짓기 위한 법률적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인민들의 생활영역에서 '삼천리금수강산', '8천만 겨레'와 같이 북과 남을 동족으로 오도하는 잔재적인 낱말들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과 대한민국을 철두철미 제1의 적대국으로, 불변의 주적으로 확고히 간주하도록 해당 조문에 명기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헌법에 있는 '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이라는 표현들이 이제는 삭제되어야 한다"면서 "이러한 문제들을 반영하여 공화국 헌법이 개정되어야 하며 다음번 최고인민회의에서 심의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미일 안보결집에 반발해 도발 수위를 끌어올리던 북한의 과격 행보는 절정을 향해가는 분위기다. 북한은 이날 회의에서 강경책의 일환으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와 금강산국제관광국의 폐지도 결정했다. 또 김 위원장은 "수도 평양의 남쪽관문에 꼴불견으로 서 있는 '조국통일3대헌장기념탑'을 철거하는 등 공화국 민족역사에서 '통일', '화해', '동족' 이라는 개념 자체를 완전히 제거해 버려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국통일3대헌장은 평화·통일·민족대단결의 조국통일 3대원칙, 전민족대단결 10대강령, 고려민주연방제 통일 방안 등 고 김일성 전 주석이 제시한 통일원칙을 뜻한다. 북한은 그의 '통일유훈'을 기린다는 차원에서 기념탑을 설립했다. 정부는 북한이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것을 두고 "북한 정권 스스로가 반민족적이고 반역사적인 집단이라는 사실을 자인한 것"이라고 맹비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김 위원장의 시정연설을 지적하며 "북한이 도발해 온다면 우리는 이를 몇 배로 응징할 것이다. '전쟁이냐 평화냐' 하는 협박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