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육 대전환, 어디까지 왔나…‘300억원 규모’ 파이 싸움 격화
대중화‧범위 확대‧기술 고도화…대체식품 잠재 수익성 증가세 3D바이오프린팅‧배양육 등…전문 자회사‧유망기업 협업 확대
2025-01-17 김민주 기자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대체육 시장을 둘러싼 식품업계 파이 싸움이 격화되고 있다.
국내 대체육 시장은 지난 2~3년간 대전환기를 맞이했다. 최근엔 초기 투자 단계를 지나 본격 수익을 내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와 MZ세대의 소비 트렌드, 윤리적 가치가 혼재되며, 소비 환경이 우호적으로 변함에 따라 수익성이 커지고 있다. 시장 파이도 300억원 규모로 대폭 확대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추산한 국내 대체육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252억원으로, 2025년엔 295억원까지 약 17%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같은 기간 세계 시장 규모는 178억달러(약 24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고기의 질감‧맛‧향 등을 모방한 격의 ‘대체육’에서 최근엔 음료‧소스‧치즈 등 ‘대체식품’까지 범위가 확장됐다. 3D 바이오프린팅, 배양육 등 차세대 기술력도 빠르게 다양화‧고도화를 이루고 있다. 특히 종교적‧체질적으로 비건의 절대규모가 큰 해외시장 진출 시, 대체육은 현지 거점 확대의 주효 키로 작용하고 있다. aT가 집계한 대체육 시장 잠재력을 가진 상위 5개국은 중국, 싱가포르, 한국, 태국, 일본 순으로, 최근 국내 기업이 집중 타깃팅하고 있는 주요 수출국이다. 그 중 중국의 육류 대체 시장은 매해 20%씩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신세계푸드는 대안식품을 미래 성장 동력을 낙점하고, 대안식 전문 자회사 ‘베러푸즈’에 힘을 싣고 있다.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소재지도 애초부터 대체육 최대 시장으로 손꼽히는 미국으로 설정했다. 최근엔 효과적인 글로벌 영향력 확대를 위해 미국 벤처캐피탈 ‘클리브랜드 애비뉴’ 투자도 유치했다. 클리브랜드 애비뉴의 주요 투자처로는 미국 대안육 스타트업 ‘비욘드 미트’ 등이 있다. 연구 개발 중인 대안유, 대안치즈 등 다양한 대안식품의 개발, 마케팅,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 마련을 가속화한단 방침이다. CJ제일제당은 재생의료 전문기업 ‘티앤알바이오팹’과 손잡고, 지속 가능한 미래 식량자원 확보에 나선다. 티앤알바이오팹은 3D바이오프린팅 기반의 재생의학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이용해 인공 조직을 개발하는 메디테크 기업이다. 양사는 이번 협업을 통해 맛과 질감, 외관, 영양 면에서 기존 식물성 식품의 한계를 뛰어넘는 대체육을 개발할 계획이다. 대체육 열풍과 함께 배양육도 각광받고 있다. 배양육은 대체육과는 다른 개념의 대체식품으로, 동물에게서 소량의 세포를 채취해 증식하는 세포를 만들어 배양액으로 영양분을 공급해서 키워낸 고기다. 환경오염, 식량난 해소 및 동물복지 차원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개념 인지 대중화 및 상용화를 이룬 대체육과 달리, 아직 상업적 생산이 활발하지 않아 블루오션으로 평가받고 있어, 물밑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롯데웰푸드, 롯데칠성음료, 롯데GRS 등 롯데 식품사의 R&D 전초기지인 롯데중앙연구소는 배양육 사업화를 본격화했다. 푸드테크 스타트업 ‘팡세’, 기능성 식품 소재 전문 기업 ‘네오크레마’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식용 배지’를 개발, 배양육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식용 배지는 말 그대로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원료로 만들기 때문에 보다 안전하면서도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풀무원은 국내 배양육 개발기업인 주식회사 심플플래닛과 세포 배양육 상용화를 위한 전략적 투자계약을 체결하고 사업화에 착수했다. 세포 배양 해산물에 이어 축산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구축한단 방침이다. 앞서 2020년 미국 해산물 배양육 스타트업 ‘블루날루’와 세포 배양 해산물 국내 도입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기술력을 확보해왔다. 향후 풀무원 ‘지구식단’에 심플플래닛의 배양육 기술을 접목해 품질을 개선한 신개념 먹거리를 개발한단 목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국내 식물성 대체식품 시장에선 아직 뚜렷한 선두주자를 꼽기 어렵고, 관련된 데이터도 부족하지만, 글로벌 종합식품으로의 정체성 확장 및 수익모델 다각화를 위해서 대체식품 사업은 필수란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진입 초반엔 글로벌 기조에 따른 선제적 투자 성격이 강했지만, 다년간 시행착오 끝에 잠재 수익성을 확인했기에 최근 적극적인 투자 확대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