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긴 연휴에 해외여행 증가… 소상공인 한숨 ‘푹’

연휴 길어지자 해외여행 상품 판매 대폭 늘어 내수활성화는 뒷전, ‘역효과’만 본 임시공휴일

2025-01-17     김혜나 기자
대체공휴일

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국민의 최소 휴일을 보장해 내수를 촉진시키겠다는 대체공휴일 제도가 오히려 해외여행 증가로 경기상황을 역행시키고 있다.

17일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추석 연휴가 포함된 9월 27일부터 10월 3일까지 일주일간 국제선 여객 수는 73만7687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 직전인 2019년 추석 연휴 주간 해외로 떠난 여행객 71만7710명을 넘겼다.

글로벌 여행 및 레저 이커머스 플랫폼 클룩의 ‘2023년 추석 황금연휴 해외여행 트렌드’에 따르면, 지난해 추석 연휴 기간 한국인의 해외여행 상품 예약 건수는 지난 2022년 추석 연휴(9월 9일~9월 12일) 대비 568% 증가했다. 임시공휴일 지정이 내수 활성화에 도움이 되기보단 오히려 해외여행 수요만 늘릴 것이라는 ‘역효과’ 우려가 들어맞은 셈이다.

정부는 지난 추석 내수 활성화를 위해 임시공휴일을 지정했다. 연휴가 길어졌지만, 긴 연휴 동안 매출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건 숙박업 등 일부 특수 업종에 한정된 얘기다. 또한 연휴 동안 발생하는 인건비 역시 부담스럽지만, 조금이나마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선 가게를 열어둬야 하는 현실이다.

내달 9일부터 12일인 설 연휴에도 ‘해외여행 러쉬’는 지속될 전망이다. 다가오는 설 연휴 여행사 예약률은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가량 증가했는데, 구체적으론 일본과 동남아가 1, 2위를 다투는 것으로 집계됐다. 인기 여행지였던 제주도는 순위 싸움에서 밀린 모습이다. 이처럼 연휴 동안 해외로 떠나는 경우가 늘어난 만큼, 이들의 발걸음을 잡을 내수 시장 활성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주거지에 근접한 상권에서 카페를 운영 중인 A씨는 “지난 추석 연휴 당시 매출 향상을 기대했었지만, 주로 동네 장사를 하다 보니 손님들 역시 해외 등으로 여행을 떠난 경우가 많았다”며 “연휴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집에 머물기보다는 여행을 떠나는 추세인 만큼 유명 여행지가 아닌 주거지 인근 상권의 매출 증대 효과는 체감하기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