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삼성생명 잡아라” 퇴직연금 쟁탈전 ‘후끈’

작년 퇴직연금 적립금 361조 돌파 “은행권 비중 54%” 1위는 48조원 삼성생명...경쟁사 특화 서비스로 추격

2025-01-17     서효문 기자

매일일보 = 서효문 기자  |  퇴직연금 시장 쟁탈전이 달아오르고 있다. 작년 퇴직연금 적립금이 360조원을 돌파한 가운데 은행·증권사들이 이 시장 1등인 삼성생명 추격에 나섰다.

17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작년 말 금융권(은행·증권·보험 33개사)이 운용 중인 퇴직연금 적립금(확정급여·기여, 개인IRP 총합)은 361조351억원이다. 업권별로는 은행이 전체 적립금의 54.31%(196조691억원)로 과반수를 차지했고, 증권(23.96%)·보험(21.73%) 순으로 집계됐다. 은행권이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 50% 이상을 운용 중이지만, 개별 금융사 1등은 은행이 아니다. 작년 말 가장 많은 퇴직연금 적립금을 보유한 곳은 삼성생명으로 48조1513억원이다. 2위인 신한은행(40조4016억원)보다 약 8조원이 많다. 이에 따라 은행·증권사들은 업계 1위 삼성생명 추격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헤택을 제공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퇴직연금 고객관리센터를 통한 고객별 최적 포트폴리오 제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고객상담 시스템 운영 ▲오프라인 채널 ‘연금라운지’ 운영 등으로 체계적인 고객 관리에 나섰다. 지난 2021년부터는 퇴직연금 적립금을 연금으로 수령하는 고객들에게 운용·자산관리 수수료 면제 혜택을 준다. 지난해 해당 혜택을 받은 고객은 2만5000명, 102억원의 수수료가 면제됐다.  하나은행도 지난해부터 최직연금 거래 기업 임직원을 위한 ‘찾아가는 연금 리치 세미나’ 등을 실시, 퇴직연금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전국 5개 영업점에 연금 VIP 손님을 위한 전문 상담센터 ‘연금 더 드림라운지’ 역시 운영 중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올해도 경쟁력 있는 연금 상품과 세심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통해 손님 여러분의 퇴직연금이 건강하게 관리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심층 면담’을 골자로 한 특화서비스로 고객을 맞이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업계 최초로 연금 가입자를 전담 상담하는 연금센터를 전국 3곳에 신설했다. 해당 센터에는  프라이빗뱅커(PB) 경력 10년 이상의 숙련된 인력을 배치, 고객들에게 전문적인 조언을 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연금 가입자와 PB센터 간 1대1 매칭 상담을 체계화했다. 온라인을 통한 직접 투자 편의성도 높였다. 개인 IRP 공략에도 은행권 대비 적극적으로 나서는 중이다. 연말정산 시즌을 맞아 증권사들은 현재 IRP 계좌 입금과 관련해 상품권을 지급하거나 IRP를 통해 상장지수펀드(ETF), 리츠 상품을 매매할 경우 운용·자산관리 수수료 무료 혜택을 제공 중이다. 작년 말 기준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에서 IRP 비중은 약 21%에 불과하지만, 오는 2032년 약 30%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60세 이상 인구 비중이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고연령대의 이직자와 은퇴자 비중이 높은 IRP 시장이 가장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며 “오는 2032년 경에는 30%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작년 퇴직연금 상품 중 가장 많은 고객의 선택을 받은 것은 확정급여형(DB)로 조사됐다. 지난해 DB 적립금은 191조9633억원으로 전체 53.17%를 차지했다. 이어 확정기여행(DC) 26.16%, 개인IRP 20.67%의 비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