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0.6명대 ‘인구 붕괴’ 전망에 정치권도 ‘국가비상사태’ 우려

통계청, 2024년 합계출산율 0.68명 전망…고령화 우려↑ 나경원, 결혼 시 2억 대출·출산 시 탕감 '헝가리 모델' 제시

2025-01-17     이설아 기자
나경원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한국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출산할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이 올해 처음으로 0.6명대 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인구 위기' 대응 방안 마련 필요성이 시급해진 상황에서 정부가 '긴급조치' 등을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된다. 이에 따라 정치권의 인식 전환과 대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내에서 종합적인 인구 위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 전날 장관급의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했던 나경원 전 국회의원은 SNS를 통해 인구 위기의 시급성을 지적하며 "헝가리 모델 저출산 대책을 이제부터라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2011년 우리와 비슷한 수준인 1.23명 합계출산율을 기록한 헝가리는 10여년 만에 1.52명 합계출산율을 기록했다"며 "헝가리 모델을 한국형 모델로 진화시켜야 한다"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나 전 의원은 "저출산을 악화시키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가장 근본적인 건 안정적인 주택 마련에 대한 부담이 갖고 오는 결혼 포기"라며 "결혼 시 2억 원을 20년간 연 1% 수준 초저금리로 대출해주고, 자녀를 한 명씩 낳을 때마다 3분의 1씩 원금을 탕감해주자"고 '한국판 헝가리 모델'을 설명했다. 또 자신의 총선 제1호 공약을 '파격적이면서 동시에 효과적인 저출산 대책 마련'이라며 "젊은 세대가 돈만 주면 결혼하는가. 결혼만 하면 아이를 낳는가. 절대 아니다. 경력 단절 해결, 일·가정 양립 실현, 사교육 부담 해소 (모두) 절대 소홀히 하면 안 될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나 전 의원의 주장은 지난 14일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추계(2022~2072년)'에서 2024년 한국의 합계출산율 전망치를 0.68명으로 예상했고, 연간 출생아 수는 50년 후인 2072년 16만 명으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통계청 저위 시나리오상 오는 2026년 출산율은 0.59명까지 내려가며 0.6명대 선도 깨지는 등 고령화 및 생산인구 감소의 가속화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이러한 인구 위기 문제에 대해 '국가비상사태선언'까지 필요하다는 주장까지 나와 이목을 끈다. 이날 국회에서 홍석준 국회의원과 국가미래비연구회가 공동주최한 '국가100년대계 긴급토론회'에서는 인구 위기 문제를 '인구 재앙'으로 정의하고 긴급조치 시행을 정부에 요구하는 발언이 나왔다. 토론회 기조 발표를 맡은 김형기 경북대학교 경제통상학부 명예교수는 "저출산 대책 실패의 최대 원인은 수도권 집중에 있다"며 "지방분권개헌으로 지역혁신을 통해 청년일자리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정부에 2025년까지 △출산율 회복기금 설립 △2가족급여 GDP 3%로 인상 △출산진흥확대회의 대통령 주재 매월 개최 △지방시대위원회 행정기구 전환 △저출산 극복 민관협력기구 설립 등을 골자로 하는 긴급조치 시행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