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익실현 나선 일학개미...엔화예금 하락 전환

엔화 절상에 12월 2억2000만달러 감소...넉달 만에 뒷걸음

2024-01-17     이재형 기자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역대급 엔저(低) 상황이 막바지에 다르면서 차익실현을 위한 움직임이 포착된다. 지난달 말 기준 국내 거주자 엔화 예금이 넉달 만에 감소 전환했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을 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한국 거주자의 엔화 예금잔액은 97억달러(한화 약 13조562억원)으로 전월 대비 2억2000만달러 감소했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 기업, 국내에서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 진출 외국 기업 등의 국내 외화자금을 말한다. 역대급 엔저(低) 현상에 5개월 가량 증가했던 엔화 예금 잔액이 감소 전환했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엔화 예금은 전월 말 대비 13억1000만달러 늘면서 월간 증가폭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달러화로 표시한 엔화 예금 잔액은 99억2000만달러로 100억달러에 가까웠다. 전년 대비 62.3% 증가했다. 엔저 호황에 증권사 투자자예탁금·개인의 예금과 여행 자금을 수요 등이 몰렸다. 원·엔 환율은 2020년 11월 평균 100엔당 953.17원에서 지난해 11월 872.93원으로 하락했다. 한국은행은 이같은 전환 현상이 최근 엔화 절상의 영향을 받은 차익 실현 움직임으로 평가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엔화예금은 엔화 절상에 따른 차익실현 등으로 증권사 투자자예탁금 중심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12월 엔화 예금 변화가 전체 외화 예금 중 차지하는 비중이 다소 낮은 만큼 방향의 지속성은 단정하기 어렵다. 반면 달러화 예금은 국내기업의 수출 증가로 3개월 연속 증가했다. 작년 12월 말 달러화 예금은 857억9000만달러로 전월(838억3000만달러) 대비 19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유로화는 58억달러로 전월(55억1000만달러) 보다 2억9000만달러 증가했다. 위안화는 12억5000만달러로 전월 대비 1억2000만달러 늘었다. 거주자 외화예금 총액은 1038억8000만달러로 전월보다 21억2000만달러 증가했다. 전월 대비 외화예금 잔액은 지난해 9월 94억1000만달러 감소에서 10월 46만1000만달러 증가로 전환했고, 11월에도 74억6000만달러 늘었던 바 있다. 주체별로는 기업예금이 20억2000만달러 늘어난 882억6000만달러, 개인예금이 1억달러 늘어난 156억2000만달러로 각각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