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외국 인재 확대…산업계, DEI 높여 경쟁력 강화

다양성·형평성·포용성 ‘DEI’…글로벌 비즈니스 트렌드 삼성, 여성 발탁 기조…이재용 “롤모델 조직문화 만들자” 현대차, 글로벌 인사전문가 영입…LG·HD현대도 여성 중용

2025-01-17     이상래 기자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국내 산업계가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을 높여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인력의 성별 및 인종적 다양성 확대로 기업의 수익성 제고에 나서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현대자동차그룹, LG그룹, HD현대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여성 및 외국 인재 확대로 DEI를 높이고 있다. DEI는 최근 글로벌 비즈니스 트렌드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도 밀접하다. DEI는 사회적 편견을 낮추는 지표다. 실제 S&P 500대 기업 4분의 3이 최고 다양성 책임자를 별도로 뒀고, 상장 기업 5분의 2 이상이 인력의 인종적 다양성을 높이기 위한 목표를 세웠다. DEI가 기업 경쟁력을 높인다는 결과도 나왔다. 2015년 글로벌 컨설팅 회사 맥킨지는 인력의 성별 및 인종적 다양성이 기업의 수익성과 긍정적 상관관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기업들도 DEI를 높이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여성 인재를 발탁해 인력의 성별 다양성을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사장단 인사에서 이영희 삼성전자 DX부문 글로벌마케팅센터장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삼성에서 오너 일가를 제외한 첫 여성 사장 선임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임원인사에서도 부사장 승진 2명, 상무 승진 6명 등 여성 인재 발탁 기조를 이어갔다. 이는 여성 인재에 대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높은 관심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이 회장은 거의 매년 ‘워킹맘’ 간담회에 참석해왔다. 이 회장은 “유능한 여성 인재가 능력을 충분히 발휘해 차세대 리더로 성장하고 롤모델이 될 수 있는 조직문화를 함께 만들어 가자”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도 인재의 다양성과 포용성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글로벌 기업 BAT그룹 최고인사책임자(CHRO) 출신 김혜인 부사장을 영입해 HR본부장으로 역임했다. BAT는 전 세계 175개국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다국적 기업이다. BAT에서 인사‧문화‧다양성을 총괄했던 김 부사장의 영입이 회사의 포용적 조직 문화를 강화할 것으로 현대차는 기대하고 있다. LG그룹도 여성 및 외부 인재 기용에 적극적이다. LG그룹에 따르면 올해 임원인사에서 전체 승진자 수가 줄었음에도 지난해와 같은 규모인 9명의 여성 인재가 승진했다. LG의 여성 임원은 2019년 초 29명 대비 5년 만에 61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또한 LG그룹은 지난해 15명의 외부 인재를 영입했다. HD현대는 2030년까지 여성 채용을 두 배가량 늘리겠다는 목표다. 구체적으로 2021년 9.6%에서 지난해 16.8%로 늘어난 여성 채용 비율을 2030년까지 30%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HD현대는 또 여성 지도자 양성을 위해 직책자 육성 프로그램에 여성 직원 정원을 확대하고 사외 전문가 코칭도 실시한다. 법정 육아휴직과 별개로 만 6세 이상 8세 이하 자녀를 둔 임직원에게 최대 6개월의 ‘자녀돌봄 휴직’도 제공한다. 이는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직접 직원들과의 만남을 통해 얻은 아이디어를 반영한 것이다. 정 부회장은 “조직의 다양성 제고와 일·가정 양립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핵심과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