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등장한 '의원수 축소' 주장에···이준석 "'한동훈식' 여의도 문법"

황교안·홍준표·안철수도 주장···총선마다 ‘단골 공약’ 민주당·신당세력 등 야권 비판 “정치염증은 국힘 때문”

2024-01-17     이설아 기자
한동훈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국회의원 정원 축소를 주장했다. 보수정당의 의원정수 축소 주장은 사실 선거철 '단골 소재'다. 야당은 물론 정치권 일각에선 한 위원장의 의원수 50명 감축 주장에 대해 '선거용 포퓰리즘'이라며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17일 더불어민주당 원외그룹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한동훈 위원장이 정치 입문 몇 주 만에 국민의힘의 극우 포퓰리즘을 초특급으로 익혀 '국회의원 수 50명 감축'이 정치개혁이라는 해묵은 카드를 들고 나왔다"면서 "한동훈 위원장은 선거철 공약으로 국민을 우롱하지 마라"는 논평을 발표했다. 혁신회의는 "국회의원 정수를 줄임으로써 개혁한다는 것은 정치를 좋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정치를 없애버리려는 최악의 방식"이라며 "국회의원을 줄이면, 의원 한 명이 가지는 권한이 늘어나 압도적인 특권화를 부추기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 "서울보다 8배나 큰 지역을 한 명이 대표하는 농산어촌의 현실을 보면 국회의원의 수가 줄어들 경우 이들 지역은 더욱 과소대표 되고 지역 불균형과 불평등의 문제는 더욱 커질 것"이라며 '정수 축소'를 "선동과 인기몰이에 집중하는 언행"이라고 정의했다. 이 같은 혁신회의의 논평은 전날 한 위원장이 전날 당 인천시당 신년인사회에서 "국민의힘이 이번 총선에서 승리해 국회의원 수를 300명에서 250명으로 줄이는 법 개정을 제일 먼저 발의하고 통과시키겠다"고 발언한 데 따른 것이다. 공직선거법상 현행 국회의원 국회 정수는 지역구 253명, 비례대표 47명 등 300명으로 규정돼 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도 비판에 가세했다. 그는 한 위원장의 발언 직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의석 수나 세비 이런 얘기가 나올 때쯤 되면 어떤 국민에게 소구하려는지 명확하다"며 "(한 위원장은) 정치에 염증을 느끼는 국민에 대해 소구하려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어 "제3자적 관점에서 여의도 문법으로 이야기하는 게 아닌지 우려가 생긴다"며 "우선 지금 국민들의 정치 염증을 만들어낸 정당이 어디인가부터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의원 수 축소 주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당장 지난 2020년 치러진 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의 황교안 당시 대표는 의원 수를 10% 축소한 270석으로 줄이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홍준표, 안철수, 박근혜, 이한구, 이인제 등 국민의힘의 주요 정치인들도 의원 수 축소를 꾸준히 주장해온 바 왔다. 특히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자유선진당을 창당한 이듬해인 2009년 비례대표 의원 정수 50% 및 전체 정원 30% 축소를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선거 결과 부진 및 민주당의 반대 등으로 인해 실현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