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오나” 연초부터 금융시장 ‘살얼음판’

코스피 올해 8.26% 급락...2400선도 위태 외인 이탈 속 환율 두달 만에 1340원 돌파 정부, 비과세 확대 등 자본시장 달래기 나서

2025-01-17     이광표 기자
 
17일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바람 잘 날 없는 국제 사회의 지정학적 이슈에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안 그래도 코스피가 약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홍해와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지정학 갈등에 더해 대만 총통 선거 결과에 따른 미·중 마찰 부담까지 겹겹이 쌓이면서다. 여기에 미국 조기 금리인하 기대감 약화까지 증시는 추락하고 환율이 널뛰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61.69포인트(p)(-2.47%) 하락한 2435.90로 마감했다.  이로써 코스피는 새해 들어 8.26% 급락했다. 12거래일 가운데 10거래일이 약세로 장을 종료했고, 첫 거래일 이후 8영업일 연속 하락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코스피는 나스닥·S&P500지수보다 강세를 보였는데, 금리 인하 기대감이 과도했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대형주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진 영향이다. 또 시총 상위주들의 어닝쇼크도 증시에 영향을 미쳤다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한편 전세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며 안전자산인 달러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 새해부터 북한의 도발이 이어지며 올해 핵전쟁이 발발할 것이란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외국인들을 국내 시장에서 이탈하게 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또 예멘 관련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고, 대만 총통 선거 관련한 미국과 중국의 갈등 우려도 상존한다. 이에 달러화는 급격히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2.4원 오른 1344.20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두 달 만에 1340원을 돌파했다. 위험회피 심리에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대규모 순매도하며 환율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연초부터 금융시장이 위태로운 상황을 연출하자 정부는 시장 달래기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네 번째 민생토론회'를 주재하고 "ISA의 가입 대상과 비과세 한도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부동산에 편중된 국내 투자 시장을 주식과 채권 등으로 분산하고 고액자산가의 투자금을 끌어들이겠다는 취지다. 특히 윤 대통령은 금융 시장 이권 카르텔을 지적하며 상법 개정에 나서겠다는 계획도 전했다.

지난 2일 증시개장식 참석 후 불과 2주 만에 한국거래소를 다시 찾은 윤 대통령은 "자본시장 도약을 위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지 않는 규제를 과감히 혁파하고 경제 논리에 맞지 않는 세제도 바로잡아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