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非정유화 가속…'체질 개선' 박차

'탈정유' 사업 확장…미래 먹거리 확보 주력 지속가능항공유·전기차 윤활유 시장 개척

2025-01-18     박지성 기자
에쓰오일석유화학

매일일보 = 박지성 기자  |  정유업계가 불확실성을 타개하고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위해 '탈정유'로 방향을 틀며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는 친환경 연료 개발 및 전기차 시대 대비 등 '비정유' 사업을 확장하며 미래 먹거리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사들은 지속가능항공유(SAF·바이오항공유) 등 바이오연료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SAF는 폐식용유와 생활폐기물 등을 원료로 만든 친환경 항공유로 기존 화석연료 기반의 항공유와 비교해 최대 80%까지 탄소배출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이 외에도 전기차 시대를 대비해 전기차 충전 시설 및 전기차 윤활유 시장도 개척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사업 자회사 SK에너지를 필두로 SAF 국내 생산라인을 구축할지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SK에너지는 2025년까지 1조원 규모를 투자해 연간 SAF를 50만톤 생산할 예정이다. 아울러 SK에너지는 지난해 인천 내트럭하우스 부지에 대형 수소버스·트럭 충전이 가능한 상용차용 수소충전소를 개소했다. '울산 상개 SK 수소충전소'에 이은 두 번째 대형 수소충전소다. SK엔무브는 지난해 9월 윤활유 브랜드 'ZIC'의 전기차용 제품 라인 'ZIC e-FLO'를 출시했다. SK엔무브는 오는 2040년에 글로벌 1위로 올라서겠다는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GS칼텍스는 지난해부터 대한항공과 함께 국내 최초 바이오항공유 시범 운항을 시작했다. 더불어 GS칼텍스 윤활유 브랜드 '킥스'를 시장에 선보였다. GS칼텍스는 데이터센터용 액침냉각유 외 전기차나 배터리 기업과 협력해 관련 설비의 액침냉각 기술 연구와 제품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에쓰오일은 지난 2021년 삼성물산과 SAF 공동연구 개발 협약을 맺은 바 있다. 현재 양사는 해외국가의 인프라를 활용한 원료 공급망 구축,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같은 해 에쓰오일은 전기차 윤활유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에쓰오일은 전기차 윤활유 브랜드 '에쓰오일 세븐 EV'를 출시했다. 하이브리드, 전기차의 변속기 및 감속기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윤활유 제품 4종을 출시하면서 다양해진 차종에 맞춤형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화이트 바이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대산 공장 1만㎡ 부지에 연산 13만톤 규모 차세대 바이오디젤 제조 공장을 건설하고 내년까지 대산 공장 내 일부 설비를 연산 50만톤 규모 수소화 식물성 오일(HVO) 생산설비로 전환할 예정이다. 이와함께 HD현대오일뱅크는 '현대엑스티어 EVF'와 제품 2종을 출시하며 전기차 윤활유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시장조사기관 BIS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차 윤활유 시장은 연평균 28.8%씩 성장해 오는 2031년 약 174억1290만 달러(약 22조42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신흥 시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탄소감축이 의무화 되면서 국내 정유사들도 탈탄소 사업을 꾸려 나가고 있다"며 "불확실한 사업 영역에서 벗어나 신 사업 발굴과 미래 먹거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