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업계, 채널 다변화로 생존 새판짜기 ‘속도’
TV시청자 수 감소세, 송출수수료 등 악재多 라이브커머스, 숏폼 콘텐츠 등 돌파구 모색
2025-01-18 민경식 기자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홈쇼핑업계가 채널 다변화를 앞세운 새판짜기에 두 팔을 걷어붙였다. TV 시청자 수가 지속 감소세를 보이면서 TV 사업 비중을 유지하기 보다 모바일·온라인 라이브커머스과 숏폼 콘텐츠 등을 강화해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셈법으로 풀이된다. TV 방송 의존도를 낮추는 만큼, 이같은 멀티 채널 전략이 얼마나 효과를 발휘하느냐에 따라 올해 실적 반등 여부가 갈릴 것으로 관측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CJ온스타일은 모바일에 집중한 ‘원플랫폼 2.0’ 전략 일환으로 올해 라이브커머스 중심의 채널 차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원플랫폼은 TV와 T커머스,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유튜브 등 회사가 겸비한 채널과 밸류체인을 융복합해 브랜드사의 상품 성격에 적합한 맞춤형 솔루션을 선보이는 사업 전략이다. 효율적인 사업 운영을 위해 ‘원플랫폼 담당’ 전담 조직도 꾸리는가 하면, 라방과 숏폼 콘텐츠를 결합한 캠페인 ‘올인라이브’를 마련했다. 이처럼 라방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만큼, 19일 삼성전자 ‘갤럭시 S24 시리즈’ 론칭 모바일 쇼케이스도 TV 방송이 아닌 모바일부터 선공개하기로 했다. 해당 전략 성과도 나오고 있다. 온스타일이 원플랫폼 캠페인에 동참한 80여개 주요 브랜드의 지난해 매출을 조사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200억 이상 취급고 브랜드가 88% 늘었다고 설명했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단순 세일즈를 넘어 이색적인 쇼핑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서,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방송을 올해 집중 육성할 계획”이라고 각오를 내비쳤다. 롯데홈쇼핑 역시 TV홈쇼핑에 치중하지 않고 유튜브, SNS 등으로 판매채널을 확대하는 ‘멀티채널 상품 프로바이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지난달 TV, 라이브커머스, SNS에서 동시 판매해 완판된 900만 유튜버 ‘쯔양’과 협업한 ‘함박 스테이크’는 멀티채널 전략의 성공 예시 중 하나다. 앞으로 경쟁력을 갖춘 상품을 다양한 판매채널에서 내놓고 시너지를 내는 ‘원 소스 멀티채널’ 방식으로 탈TV에 본격 시동을 걸 방침이다. 그 일환으로 내달 16일까지 TV홈쇼핑, 티커머스, 온라인, 모바일, 오프라인 등 5개 채널을 가동해 ‘에싸’ 소파를 선보인다. 특히, ‘에싸’ 플래그십 스토어에 160만 팬덤을 지닌 벨리곰을 배치해 이색 쇼핑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TV와 이커머스 MD가 공동으로 소싱하는 멀티채널형 브랜드를 강화하고, 반려동물, 헬스케어 등 유망산업 신규 브랜드도 모색한다는 목표다. 2022년 10월에는 MZ세대 고객 유입을 촉진하기 위해 유로 멤버십 ‘와이클럽’ 도입하기도 했다. GS샵은 최근 미디어 중심이 TV에서 모바일로 이동하는 것을 반영해 숏픽 서비스를 기점으로 올해부터 ‘모바일 시프트 2.0’을 본격 펼친다는 입장이다. 숏픽은 GS샵이 확보한 각종 채널에서 송출됐던 상품 판매 영상을 1분 정도로 짧게 편집해 선보이는 숏폼 콘텐츠다. 주로 패션, 뷰티, 식품 등 주목도가 높은 상품군을 중심으로 1000여개 정도 영상을 제작해 앱 첫 화면에서 노출시킨다. 서비스 정식 오픈 전 고객 30%를 대상으로 4개월간 시범 운영을 진행한 결과, GS샵 고객들은 평균적으로 10개 내외의 숏픽을 10분 가량 본 것으로 드러난다. 앞으로 모바일 채널 차별화를 달리해 부진에 빠진 홈쇼핑 업황을 극복하겠다는 각오로 숏픽 시청 데이터와 고객 구매 데이터를 연계해 고객별 맞춤형 콘텐츠를 고안에 역량을 쏟을 계획이다. 또한, SNS처럼 고객이 직접 숏픽을 생산해 서로 주고받을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다. 현대홈쇼핑은 지난달 탈TV 사업에 드라이브를 건다고 피력했다. TV 방송 의존도에서 벗어나고, 미래 성장 동력을 얻기 위해 추진하는 모바일 플랫폼 경쟁력 확대에 전격 나선 것이다. 회사는 유튜브를 통해 선보이는 딜커머스 콘텐츠 ‘앞광고제작소’ 확장에 고삐를 죈다. ‘앞광고제작소’는 방송인 권학수가 진행하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특정 상품에 대한 가격을 협상하는 것이 핵심 콘셉트다. 이를 토대로 ‘현대H몰’과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쇼라’에서 판매를 실시해 시너지 확대 및 집객 효과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앞서 지난 1~3차 ‘앞광고제작소’와 손잡고 현대H몰에서 연 기획전은 평상시 기획전과 비교해 고객 유입량이 평균 36배 많고, 구매고객 중 20~30대 비중은 80% 이상을 차지하는 등 사업 성장 기대감을 키웠다. 업계 관계자는 “TV시청자수 하락와 더불어 채널 자릿세에 해당하는 송출수수료 부담까지 커진 상황에서 TV 의존도를 탈피하고 각종 채널을 활용해 반등을 모색하려는 추세”라며 “다만, 여전히 TV비중이 크기 때문에 뚜렷한 성과가 나올 때까지 대안 채널의 경쟁력을 계속 키워야 하고, 기술 고도화·PB(자체 브랜드) 개발·IP 사업 등도 함께 꾀하는 것 역시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