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역대급 실적 보험사에 "성과급·배당잔치 안돼"
보험사 CFO들 만나 '경고' 메시지..."IFRS17 정착까지 건전성 관리해야"
2024-01-18 최재원 기자
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지난해부터 보험사들이 새 국제회계제도인 IFRS17 도입하며 역대급 실적을 낸 가운데 금융당국이 과도한 성과급이나 배당에 유의하라고 권고했다.
18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16일 열린 보험사 최고재무책임자(CFO)와의 비공개 간담회에서 이같은 의견을 전달했다. 금감원은 IFRS17 도입 이후 작년 실적이 첫 결산을 맞는 만큼 보험사들에 해당 업무를 철저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아직 IFRS17로 인한 실적 변동성이 큰 만큼 향후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될 때까지 과도한 성과급이나 배당으로 회사 건전성을 저해하지 않도록 유의해달라고 전했다. 금융당국은 작년에도 보험사에 미실현 이익의 변동성을 고려해 배당 정책을 관리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보험사들은 그간 투자설명회(IR) 등을 통해 배당 성향에 대한 구체적 수치를 발표하지 않고, 적정하게 배당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보험사들은 금감원의 권고에 대해 결산 업무에 충실하겠다고 답변하면서도 금리 예대마진으로 실적을 내는 은행과 달리 영업으로 실적을 내는 보험업은 다르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 IFRS17로 인한 변동성을 인식하고 있고, 배당 등과 관련한 분위기를 잘 살피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보험사들은 회계제도 변경 효과에 힘입어 회계상 이익이 늘어나면서 작년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작년 3분기까지 국내 53개 보험사의 3분기 누적 당기 순이익은 11조42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2%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작년 호실적을 바탕으로 보험업계가 임직원들에게 대폭 인상된 성과급 등을 지급할 것이라고 예상해왔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보험사의 배당, 성과급과 관련해 보수적으로 접근하라는 기조를 재확인하면서 역대급 실적을 거둔 보험사들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임금인상률을 작년 3.0%에서 올해 2.0%로 줄였고, 성과급 규모는 작년 월 기본급의 300% 수준에서 200% 수준으로 줄였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전년 대비 실적이 크게 늘어 성과급에 대한 직원들의 기대도 컸는데 은행도 성과급을 줄이고, 금융당국도 유의하라는 분위기를 전달해 성과급 늘리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성과급 지급률은 성과급 재원 범위내에서 임직원의 평가 등급을 감안해서 결정되고, 배당도 적절한 기준에 따라 결정된다”며 “당국이 이익 분배 문제에 지나치게 간섭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보험업계에 의하면 삼성화재는 이달 말 연봉의 45~50%, 삼성생명은 25~29% 수준을 지급할 예정이다. 삼성화재 성과급은 작년보다 소폭 오른 것이다. 작년 연봉의 60% 수준을 성과급으로 지급했던 메리츠화재도 작년 수준에서 성과급 지급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