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부자 감세" 비판에···尹 '상속세 완화' 하루 만에 번복

성태윤 정책실장 "현재 상속세 정책 준비 안 해"

2024-01-18     이설아 기자
윤석열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상속세 완화'를 시사하자 야당들이 일제히 맹비판에 나섰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현재 따로 상속세 관련 정책을 준비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하루 만에 '선 긋기'에 나섰다.

18일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상속세 완화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충격이다"라며 "윤석열 정부의 초부자감세 시리즈 마지막 퍼즐이 아닌가"라고 역설했다.

그는 "(윤 대통령은) 지난해 말 주식 양도소득세 완화, 연초 금투세 폐지, 지난 11일 다주택자 중과세 폐지, 어제 상속세 완화까지 '초부자감세 그랜드슬램'을 이뤘다"며 "'재산이 많은 사람에 대해 많이 과세를 해서 나눠가져야 한다는 인식이 잘못됐다'는 발언까지 하며 초부자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사람이라는 실체가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정의당도 가세했다. 김준우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상속세 감면이야말로 '과도한 부자 감세'"라며 "연이은 부자 감세 정책이 계속되는 것을 보아 이쯤되면 윤 정부는 국민의 정부가 아닌 자산가들의 정부라고 지칭해도 모자람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김준우 위원장은 "진정한 '공정과 상식'은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가 있다'는 명제, 그리고 부의 재분배를 통한 공동체의 가치를 지켜나가는 데 있다"며 "윤 대통령이 재벌, 부자들과 손 잡고 웃는 동안 정의당은 좌석 없는 전철, 당겨진 출근버스 첫 차 시간에 울고 웃어야 하는 이들과 손잡고 더 나아가겠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야당들의 반발은 전날 윤 대통령이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개최한 민생 토론회에서 "소액 주주는 주가가 올라야 이득을 보지만, 대주주 입장에서는 주가가 너무 올라가면 상속세를 어마어마하게 물게 된다. 이런 경우에는 재벌, 대기업이 아니더라도 가업 승계가 불가능해진다. 그래서 우리나라에 독일과 같은 강소기업이 별로 없다"고 발언한 데 따른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어 "결국 주식시장 발전을 저해하는 과도한 세제는 우리 중산층과 서민에게 피해를 준다"며 "이런 과도한 세제들을 개혁해나가면서 바로 이런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해 '상속세 완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해당 발언에 대한 반발에 대통령실은 이날 상속세 완화에 대한 추진을 하지 않고 있다고 못 박았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브리핑을 열고 "상속세와 같은 다중 과세 형태에 대해서 우리가 좀 더 생각해 봐야 될 시점이 왔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국민들께서 합의를 해 주실 수 있는 정도의 수준에서 논의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야당들이 상속세 완화가 서민 증세로 이어질 것이라고 비판하는 것에 대해 "과거 경제 발전 단계 초기에는 세원 확보가 어려워 대부분 국가에서 경제활동 초기에 상속세를 통해 중요한 세원을 확보하는 것이 놀랍지 않았지만 현재는 디지털화가 진행되고 있고 많은 세원이 포착되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