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 중앙 정부·강원도 상대 '고성 산불' 구상권 소송 2심서 '전부 승소'
2025-01-19 박규빈 기자
매일일보 = 박규빈 기자 | 2019년 4월 강원도 고성군에서 발생한 산불 피해 당시 정부가 이재민에게 지원한 재난 지원금 등을 둘러싼 법정 다툼 2라운드에서 한국전력공사가 중앙 정부를 상대로 '전부 승소'했다. 1심은 산불 원인 제공자인 한전에 비용 상환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으나, 2심은 한전이 산불로 인한 손해 배상금을 모두 지급한 만큼 정부가 원고인 한전을 상대로 구상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19일 연합뉴스는 김종우 서울고등법원 춘천재판부 민사2부 부장판사가 한전이 정부·강원도 등을 상대로 낸 채무 부존재 확인 소송과 정부와 강원도가 한전을 상대로 제기한 비용 상환 청구 소송에서 한전(원고) 전부 승소로 판결했다고 19일 보도했다. 채무 부존재 확인 소송은 2021년 정부가 제3자가 채무를 대신 갚아준 뒤 원 채무자에게 지급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인 구상권 청구 방침을 밝힘에 따라 한전이 300억원 규모의 채무를 지지 않음을 확인해달라고 선제적으로 제기한 것이다. 정부 역시 방침대로 한전을 상대로 구상권을 청구하는 반소를 냈다. 2심은 지방 자치 단체가 피해자로서 자신의 손해를 복구하는 '자기 복구' 부분에 대해서는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봤다. 하지만 사회 보장 부분에 대해서까지 비용 상환 청구권을 인정하는 것은 자기 책임의 원칙에 반하기 때문에 허용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정부 등 피고들이 부담한 비용 중 재난 지원 비용과 구호 비용 중 대위 변제 부분의 범위와 액수를 구체적으로 증명해야 하는데, 이를 제대로 증명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김 부장판사는 "구 재난안전법과 재해구호법의 문헌 취지 등을 종합하면 원인 제공자가 사회 재난 탓으로 발생한 피해에 대한 보상금 또는 손해 배상금을 지급하는 경우, 국가 또는 지자체는 재난 지원 비용을 부담했더라도 대위 변제 부분에 대한 구상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해석했다"고 했다. 아울러 "원고는 산불 사태 발생 직후 피해 주민들에게 선급금을 지급했고, 피해 보상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조직해 손해 배상금을 지급한 것을 비롯한 1심 판결 이후에도 추가로 대위 변제 부분을 모두 지급 또는 이미 한 것으로 볼 수 있어 피고들이 구상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봤다"고 부연했다. 법원은 '원고가 피고들에게 총합 약 60억원과 지연 손해금을 지급하라'는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산불로 인한 채무는 존재하지 않음을 확인한다'고 판결했다. 아울러 한전이 전부 승소함에 따라 정부와 강원도가 소송 비용을 부담하라고 명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