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식품 왕좌 오른 하림”…올해 식품업계 순위 판도 요동 전망

‘HMM 인수’ 하림, 재계 13위 우뚝…‘맏형’ CJ 재치고 식품 1위 ‘자산 5조’ SPC, 대기업 분류 전망…규제 강화‧승계 속도 예상

2024-01-21     김민주 기자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올해 식품업계 순위 판도에 대대적 변화가 예상된다.

최근 하림그룹이 세계 8위, 국내에선 1위 해운사인 HMM을 인수하며 단숨에 몸집을 불렸다. 식품업계 부동의 1위 CJ를 자산 순위에서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하림그룹이 HMM 인수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자산은 약 42조8000억원으로 불어나 40조원 수준의 CJ그룹 자산 규모를 뛰어넘게 된다.

현재 자산총계 기준, CJ는 재계 13위(40조7000억원),하림은 27위(17조910억원)다. 하림이 HMM를 품게 된다면 하림은 CJ를 재치고 재계 13위로 올라선다.

하림은 이번 인수 성사시 ‘닭고기 기업’ 이미지 탈피 및 ‘종합물류기업’으로의 정체성 확장이라는 청사진을 그리게 된다. 식품온라인 유통사업, 스마트그린물류‧복합유통사업을 연계해, 벨류 체인 전반을 사업화함으로써 외부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실적을 지속적으로 창출해내겠단 전략으로 분석된다.

하림의 숙원사업인 6조9000억원 규모 ‘양재동 물류단지’ 사업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지난달 서울시 물류단지계획심의위원회는 양재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사업에 대한 통합심의를 진행하고, ‘조건부 통과’ 결정을 내렸다.

그간 하림은 2016년 양재동 화물터미널 부지를 4525억원에 매입하고 물류단지 설립을 추진해왔다. 종합 식품서비스 ‘디지털운영 (제조-물류-소비자) 효율화’를 위한 수퍼플루이드 경제기반을 구축, 사업경쟁력을 강화시킨단 복안이다.

하림의 계획안이 통합심의에서 조건부로 통과됨에 따라 조치계획서를 보완하는 절차를 거쳐, 이달 말께 물류단지 지정 승인 고시가 나게 된다. 이후에는 서초구청의 건축 인허가를 거쳐 2025년 착공될 예정이다. 2029년 준공되면 2030년부터 물류단지를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SPC그룹도 올해 대전환기를 겪을 것으로 관측된다. 자산 총액 5조원을 넘겨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포함될 가능성이 커진 영향이다. 자산 총액이 5조원을 넘기면 공시대상기업집단(준대기업집단)으로 분류돼, 적용 가능한 규제의 개수가 65개로 대폭 늘어난다.

2022년 연결기준, 비상장 연결대상회사 자산 총계는 파리크라상 3조4968억원, 비알코리아 6810억원, 섹타나인 3027억원, SPL 2616억원, 샤니 1998억원으로, 단순 합산 시 4조9000억원대에 달한다. 이 외 작은 규모 계열 회사들까지 합하면 5조원대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각종 규제가 강화되는 대기업 집단 지정 전, 승계 작업에 속도를 낼 것이란 견해도 나온다. 현재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장남 허진수 파리크라상 사장, 차남 허희수 SPC그룹 부사장에 경영권을 넘기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허 사장은 글로벌 사업에, 허 부사장은 국내 외식업에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가시적 성과도 내고 있다. 허 사장이 이끌고 있는 파리바게뜨의 해외 진출은 올해 글로벌 500호점을 돌파하는 등 속도가 붙었다. 2030년까지 미국, 캐나다 등 북미지역에 1000개 이상의 점포를 열겠다는 목표다.

허 부사장은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 ‘쉐이크쉑’으로 외식부문 사업성과를 인정받은 바 있다. 지난해 말엔 파리크라상에서 쉐이크쉑 한국사업부를 물적 분할키로 하고,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파리크라상의 100% 자회사인 신설 법인 ‘빅바이트컴퍼니’를 설립했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업계 전방위는 시장수급 및 가격변동에 대한 대응력을 키우기 위해 기존 주력 사업 역량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수종 사업에 투자를 늘리고 있는 추세”라며 “소비 트렌드 변화와 함께 기업의 정체성 확대 및 전환이 이뤄지는 시기로, 업계 대대적 순위 재편이 예상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