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희 사태' 거센 후폭풍···범야권 국회 차원 '강력 대응' 예고

野 4당, 尹 대국민 사과·경호처장 즉각 경질 요구 김영주 부의장 "국민 모독"···운영위 긴급소집 예고

2024-01-21     염재인 기자
강성희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행사에서 강성희 진보당 의원이 대통령실 경호원들에 의해 끌려 나간 사태의 파장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야권은 대통령실이 입법기관을 무시한 처사라며 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김용현 경호처장 경질을 촉구했다. 아울러 야권은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이번 사건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강성희 사태' 후폭풍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21일 오전 국회에서 '윤석열 정권의 국회의원 폭력제압 및 거짓 해명 규탄 기자간담회'를 열고, '강성희 사태'와 관련해 대통령실 과잉 진압을 강력 규탄했다. 민주당은 이번 사태를 폭력·불법 행위로 규정하고 윤 대통령 사과 등을 요구했다.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경호처의 경호 행위는 신변에 위협이 있어서 한 신변 보호가 아닌 대통령의 심기를 경호하는 심기 경호로 보인다"며 "강 의원이 말한 '국정 기조 변화'는 국민 60%가 요구하는 사안이다. 이 말을 듣기 싫어 국회의원의 입을 막았다는 것은 국민의 입을 막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윤준병 의원도 "과잉 경호가 아닌 불법 행위이자 경호를 빙자해 폭력을 행사한 완전한 불법 행위"라며 "대통령의 사과, 경호처장 경질, 불법 행위에 참여한 경호 요원 처벌이 수반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앞서 강 의원은 지난 18일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서 윤 대통령과 악수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의 국정 기조 전환을 요구했다. 대통령경호처 직원들은 이를 '경호상 위해 행위'로 판단, 강 의원 입을 막고 사지를 들어 행사장 밖으로 끌어냈다. 강 의원은 사건이 발생한 다음 날인 지난 1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했다. 그는 이날 "현역 의원의 입을 틀어막고 짐짝처럼 끌어내는데 국민은 어떻게 대하겠나, 절망스럽다"고 비판했다. 

김영주 국회부의장도 대통령실 과잉 조치 논란에 즉시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고 규탄했다. 김 부의장은 지난 19일 '강성희 의원에 대한 대통령경호처의 강제퇴장 조치 관련 입장문'에서 "대통령실 및 대통령 경호처의 입법부에 대한 인식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사례"라며 "국회는 이번 사건을 입법부 전체 및 국민에 대한 모독 행위로 규정하고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라고 전했다.

정의당 등 야당도 대통령실 과잉 진압에 즉각 반발했다. 김준우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사건이 발생한 지난 18일 SNS를 통해 "강 의원의 입을 틀어막고 마치 범죄자를 대하듯 자리에서 끌어내린 행위는 강 의원 한 명에 대한 모독을 넘어 입법부에 대한 모독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신지혜 기본소득당 대변인도 같은 날 서면 브리핑에서 "정권에 비판적인 이들의 목소리는 듣지 않겠다, 폭력으로 진압하겠다는 것이 윤석열 대통령의 자유이고 민주주의였나"라고 규탄했다. 

야권은 '강성희 사태'에 대해 운영위원회 소집 등 국회 차원의 대응을 예고했다. 민주당과 진보당 등 야당은 오는 22일 야4당(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진보당) 공동결의안을 발의하고, 국회 운영위원회 개회요구서를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박 원내부석부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질의응답 과정에서 "국회 운영위 소집과 관련, 오는 22일 이양수 국민의힘 원내수석과 만나 답을 들을 예정"이라며 "거부한다면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와 합동으로 소집 요구서를 제출할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반면 여당과 대통령실은 '강성희 사태'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앞서 대통령실은 30초 분량 영상을 공개하며 "경호상 위해 행위라고 판단할 상황이었다. 금도를 넘어선 일"이라는 입장을 낸 바 있다. 김민수 국민의힘 대변인도 지난 20일 논평을 내고 "전과 5범 국회의원의 고성과 폭력 행위까지 편들며 어떤 음모론을 제조하고 있나"라며 민주당을 직격했다. 

한편 야권은 22일 운영위 개회요구서가 제출되면 오는 24일 운영위에서 야 4당의 규탄 결의안을 상정해 의결을 요구하고, 25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결의안 채택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 현재 해외 순방 중인 김진표 국회의장과 면담을 비롯해 국회 차원에서 대통령 사과를 요구하는 등 이 문제에 대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