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국회 정무위·행안위 긴급 소집···'이재명 피습' 수사 축소·은폐 의혹 정조준
국무총리실 대테러센터, 경찰 대상 현안질의 권익위 등 '헬기 특혜', '지역 폄하' 의혹 맞대응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 관련 진상 규명 촉구를 비롯해 국회 상임위원회 차원의 조사 예고 등 '정치 테러'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야당은 이번주 국회 정무위원회와 행정안전위원회 현안질의를 통해 각각 국무총리실 산하 대테러센터와 경찰을 대상으로 문자 메시지 유포 등 수사축소·은폐 의혹을 집중 규명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21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실 국가안보실과 국가정보원이 사건을 축소하려 한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며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전현희 당대표정치테러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이 대표에 대한 암살 미수 사건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은 사건 초기부터 테러 행위로 규정하고 단호한 대응을 천명했다"며 "사건 초기부터 국가안보실에서 대통령에게 상황을 보고하고 대응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전 위원장은 "테러 상황에 대한 1차적인 책임이 있는 국가안보실과 국가정보원이 역할과 책임을 제대로 했는지 묻고 싶다"며 "1차 책임은 국가안보실과 국가정보원에 있다"며 "이 대표를 조롱, 음해하고 뒤집어씌우기까지 하는 동영상 등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삭제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테러방지법에 따라 사건의 파장을 축소·왜곡하는 허위·가짜뉴스에 대한 삭제 조치 등 엄정한 법 집행을 해야 할 것"이라며 "그 임무를 수행하지 않는 것은 테러 책임자인 당국이 민주주의의 적인 테러 행위를 용인하는 것으로 국기문란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최근 당 차원 대책위를 꾸리는 등 이 대표 피습 사건에 대한 축소·은폐 의혹 규명에 나서고 있다. 대책위는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을 찾아 국무총리실 소속 대테러종합상황실 공무원들을 허위공문서 작성과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발했다.
민주당에 따르면 사건 발생 직후 소방 내부 '1보 보고서'에는 '목 부위 1.5센티미터(㎝) 열상'이라고 적혀 있었으나, 이후 대테러종합상황실이 배포한 문자에는 상처 부위가 '1㎝'로 축소됐다. 또 소방 1보 때 쓰인 '흉기'라는 표현이 문자 메시지에서는 '과도'로 바뀌었다. 민주당은 '출혈량 적은 상태', '경상 추정' 같은 문구가 추가된 점을 들어 사건 파장을 축소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야당이 피습 사건 의혹을 규명하려는 움직임과 달리, 정부가 이 대표의 헬기 사용 특혜 여부 규명에 집중하자 정부와 야당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실제 정승윤 권익위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은 지난 1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지난 1월 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피습 후 응급 헬기를 이용해 부산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 전원된 사항과 관련해 부정 청탁과 특혜 제공 여부를 조사해 달라는 여러 건의 신고가 국민권익위원회에 접수됐다"며 특혜 여부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대표 피습 사건에 대한 정부와 야당 간 갈등은 국회에서 다시 불붙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대책위은 이번주 국회에서 관련 상임위를 잇따라 개최하고 해당 의혹 규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대책위 간사 박상혁 의원은 이날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2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예정돼 경찰 관련 증인이 출석한다. 경찰의 여러 축소·은폐 의혹에 대해 물을 것"이라며 "대테러센터가 국무총리실 산하이기 때문에 상황실의 역할, 축소·은폐, 문자 작성 유포 관련 책임을 오는 22일 정무위원회에서 물을 것"이라고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