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정현 "이준석, 반성·성찰 있어야 연대 가치 커질 것"

매일일보 인터뷰…신정현 새로운미래 공동창당준비위원장 "새로운미래, '이낙연 신당' 아닌 청년들의 가치 추구 정당"

2025-01-22     이설아 기자
신정현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지난 16일 신정현 전 경기도의원과 청년 당원 1000명이 "이제 민주당은 돈봉투와 성 비위 같은 당내 부패와 비리가 터져도 반성과 성찰은 없고 기득권만 지키는 정당이 돼버렸다"며 더불어민주당 탈당을 선언했다.

도의원 시절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의 지역화폐 정책의 실효성 문제를 제기하는 등 이재명 현 민주당 대표와 지속해 대립각을 보였던 그는 "오늘 당을 떠나지만 새로운 미래를 열기 위한 더 큰 물줄기에서 반드시 다시 만날 것"이라며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주도하는 신당 '새로운미래'에 공동창당준비위원장으로 합류했다. 지난 28일 <매일일보>는 신정현 새로운미래 공동창당준비위원장과 만나 새로운미래의 총선 계획 및 제3지대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전망에 대해 인터뷰했다. 신 위원장은 자신의 창당위원장 합류가 "청년들이 신당을 주도해야 한다는 이낙연 전 총리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하며 "새로운미래는 거대 담론이 아닌 디테일하고 구체적인 정책으로 승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창당한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해서 "비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과거 잘못들에 대한 반성과 성찰이 선행돼야 연대의 가치가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신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민주당에서 1000명이라는 많은 수의 청년들과 함께 탈당했다. 평소 청년들과 당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던 상황인가?

평소 별도의 소통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민주당이 더 이상 한국 사회의 어두운 미래를 바꿔낼 수 있는 힘이 이젠 없어졌다, 미래를 기대할 수 있게 만드는 정당이 더 이상 아니다라는 문제의식을 가진 청년들이 많기는 했다. 그렇다고 해서 윤석열 정부는 민주당 못지않게 망가졌고 국민의힘은 그 수족 노릇밖에 하지 않으니 양당 체제에서는 다른 당을 지지할 수도 없었는데, 이런 청년들이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보자는 이야기에 동의했다고 본다. 온·오프라인에서 뜻을 함께할 81년생 이후 민주당원들을 모았는데 딱 3일간 모인 숫자가 1000명이다. 이번에 함께 하지 못했어도 더 많은 청년들이 존재할 것이라 본다. 

-민주당이 어떤 점에서 망가졌다는 것인가?

우선 스스로 성찰하고 비판하지 않는 당내 문화가 있고. 가장 큰 문제는 가치를 상실했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가지고 있었던 본래적 가치는 국민들과 서민들을 위한 정당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지난 2년간 민주당의 가장 뜨거운 동력은 "이재명은 죄가 없다"였다. 그리고 "검찰은 악마다", "윤석열은 무능하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이러한 목소리가 가득 차며 '서민의 삶을 더 낫게 만드는 유능한 민주당'이라는 것이 사라졌다. 과거 다양한 목소리들이 공존하면서 토론도 하고 타협도 하고, 계파가 있을지언정 계파 간의 협의와 합의의 과정이 존재하던 민주당이 이제 오로지 이재명 대표의 말과 개딸들의 지지 목소리 두 가지만 남았다. 두 가지가 모든 의사 결정 구조의 핵심이 되니 국민의힘과 우리가 차이가 없어졌다. 여당은 윤석열 한 사람에 의해서 좌지우지 되고, 우리는 이재명 대표 한 사람에 의해서 좌지우지 된다. 김건희 여사의 비위 문제를 지적하면 김혜경 여사의 법카 문제 등이 되돌아 온다. 야당으로서 국민의힘을 향해 비판하고 지적하는 모든 목소리들이 그대로 되치기가 되어버리는 부도덕한 정당이 된 것이다. 그런데 스스로 자성하지 않으면 안 되는 문제들을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이재명 대표에 대해서 비판해도 아무런 혁신이 이뤄지지 않는다.

-당내에서 혁신 노력을 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해서 노력을 시도해 봤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와 마찬가지로 민주당도 현재 그 어떠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순간 수박으로 낙인을 찍고 당장 당을 나가라라는 엄청난 비토에 시달려야 되는 상황이다. 도의원으로서 개인적으로 우리 사회가 지금 놓치고 있는 사각지대의, 고통 받고 있는 서민들의 삶을 개선하고자 조례로, 정책으로 담아내려고 많이 애썼다. 29개의 조례를 만들며 경기도의 다양한 목소리들을 담아내고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어려운 사람들을 정치 영역으로 끌어왔다고 자평한다. 그런데 결국 당내에서는 이러한 가치에 대해, 정책과 비전에 대해 함께 논의하자가 아닌 이재명 당 대표를 비판했기 때문에 공천 주지 말아야 한다는 평가만 돌아온다. 이런 목소리에 한반도 평화를 가장 유능하게 고민해 왔던 민주당의 가치와 철학이 사라진 것 같아 자괴감이 든다. 다시 말하지만 민주당에서는 현재 "이재명은 죄가 없다"만 말하면 살아남는다. 그런데 그걸 위해 정치하는 것이 아니다. 주변에서 입 다물고 3~4년만 가만히 기다리면 언젠가 말할 수 있는 시대가 오지 않겠냐 말하는데, 이 말은 3~4년 동안 입 다물고 있으라는 것을 담보한다. 그런데 입 다물고 있어야 되는 이 문화가 3~4년 뒤에 한 번에 갑자기 바뀔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다양성이 보존되고 당내 민주주의가 살아나려면 꽤 오래 치유의 시간이 필요하다. 한국 사회가, 정치가 위기인 상황에서 그냥 기다리라는 것은 너무 이기적인 정치다. 소명이 있다면 지금 나서야 된다.

-민주당을 탈당하자마자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이라는 당대표급 중책으로 새로운미래에 합류하게 됐다. 이낙연 현 새로운미래 인재영입위원장과 사전 교감이 있었던 것인가.

현재 공동창당준비위원장에 국회 부의장을 맡았던 중량감 있는 이석현 위원장님과, 청년·여성 몫의 서효영 위원장. 그리고 청년 몫으로 제가 함께 하게 됐다. 이낙연 위원장께서 신당을 함께 만들어보자고 제안을 당 합류 불과 1주일 전에 주셨다. 처음에는 대변인을 제안하셨는데, 제가 생각하기에 '이낙연 신당'의 성공 조건은 이낙연 위원장이 대표가 되면 안 되는 것이다. 이낙연 위원장은 이미 그 자체로 너무나 큰 상징성이 있고 정치적 자신이 있지만 그만큼 젊은 층에겐 무게감으로 느껴질 수 있다. 그래서 제가 반대로 제안했던 것이 당의 지도부는 젊은 세대들로 주도할 수 있게끔 공간을 열어주셔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얼굴 마담 말고 이 당의 이 젊은 그룹들이 주도하고 있다는 것을 보이기 위에 제가 아니어도 좋으니 검증된 젊은 정치인을 대표로 세워달라 부탁드렸는데 일주일 후에 합류하겠다라고 말씀을 드리니까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을 제안주셨다. 그래서 현장에서 열심히 뛰고 있는 젊은 정치인들이 역할을 할 수 있게 계속 길을 열어보자는 의지가 강하시구나, 알게 됐다. 현재 새로운 미래는 돌봄, 노동, 청년, 장애인, 여성 등 각 분야 분야에서 활동하는 청년들을 계속해 모으고 있다. 새로운미래는 청년이 주도하고 무엇보다도 좌우를 넓게 쓸 수 있는 정당이 될 것이다. 또 과거의 허물을 갖고 싸우는 게 아니라 미래 의제를 갖고 싸울 수 있는 정당이 될 것이다. 청년들 스스로는 어려울 수 있는 제3지대의 공간을 이낙연 위원장 같은 거물이 길을 열어주었으니 무대가 생긴 것이라고 본다. 우리 당은 어떤 모습을 가져갈 것이고 어떤 가치로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하나하나 풀어낼 것인지 지켜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

-가치나 명분 같은 면에서 사뭇 거리가 있는 '개혁신당', 일명 '이준석 신당'과의 연대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서 비판이 있는데.

연대가 상수는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와 철학, 비전이 우리의 지지자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마음을 충분히 끌어올 수 있는 정당으로 먼저 서야 된다는 것이다. 개혁신당이 추구하는 것이 우리와 접점이 없을 수도 있는데, 그런 지점에서 꼭 하고 싶은 이야기는 그래서 정치가 발동해야 된다는 것이다. 양쪽의 가치가 부딪히는 지점을 어떻게 조율할 것인가, 그 과정을 얼마나 매끄럽게 잘 보여주느냐가 정치의 가능성을 보여줄 것이다. 정치는 다르지만 반보 진보할 것인가 반보 잠깐 머무를 것인가 이거에 대한 싸움이다. 예컨대 기업의 자율성에 대한 보장을 강조하는 개혁신당과 소수자와 약자들의 배려라는 우리의 가치가 부딪혔을 때, 무작정 충돌하는 개념이 아닌 이상 충분히 타협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우리는 타협하고 서로 조율할 의지가 있는데 상대가 그럴 의지가 없다면 못하는 것이지만 그쪽도 정치력을 발휘할 의지가 있다면 가능하다. 또 하나는 양쪽이 어쨌든 국민의힘과 민주당을 박차고 나온 신당이다. 그렇다면 양쪽이 제일 먼저 할 선결 과제는 자기 스스로에 대한 성찰과 반성이 필요하다. 이낙연 위원장은 최근 탈당 선언에서 위성정당을 만든 것과, 성추문으로 인해 발생한 보궐 선거에서 후보를 낸 것에 대해 "얕은 계산으로 판단을 잘못했고 국민께 실망을 드렸다"고 사과했다. 이준석 대표도 합당을 하고자 한다면 "여성은 투표하지 않는다"고 발언을 한 것, 전장연 등에 대한 발언에 대해서 반성과 성찰해야 한다. 특히 윤석열 정부의 탄생에도 책임이 있다. 그래서 이번 기회가 이준석 대표의 정치인으로서의 그릇을 분별하는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다. 반성과 성찰 없이는 위대한 지도자가 될 수 없다. 

-수많은 제3지대 정당들이 생겼다가 사라졌다. 신당은 다르다는 보장이 있나.

이건 국민들의 지지밖에 없다. 지지율이 깡패라고 10% 내외로 제3지대가 머물러버리면 바른미래당 같이 양당에 회귀할 가능성이 있다. 20% 이상 넘어가면 지속할 수 있다. 그래서 20%를 어떻게 끌어올릴 것인가의 문제는 결국은 정치를 하는 사람들의 태도와 내용에 달려 있다. 조금은 다르더라도 더 큰 가치 위기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양보하는 태도의 문제가 국민들에게 효능감을 줄 것이다. 그래서 지금부터 그 효능감을 주기 위한 좋은 태도를 제3지대 정당들과 논의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