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1년간 노력에도 ‘중처법’ 유예법안 상정조차 안 돼”

중소기업단체협의회, 긴급 기자회견 열고 공동 호소문 발표 1년간 수차례 간담회 등 노력했으나 유예법안 상정도 안 돼 미흡한 상황에서 중처법 시행되면 줄폐업으로 일자리 감소

2024-01-23 김혜나 기자

(왼쪽에서

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중소기업계가 나흘 앞으로 다가온 50인 미만 사업장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적용 유예를 호소했다.

중소기업중앙회를 비롯한 중소기업단체협의회는 23일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오는 27일로 예정된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유예해줄 것을 호소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정윤모 중기중앙회 상근부회장, 중기중앙회 회장단, 중소기업단체협의회 부회장단 등 10여명이 참석했다. 중소기업계는 지난 1년여간 50인 미만 사업장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의 유예를 촉구해왔다. 법의 필요성에 대해선 현장에서도 공감하고 있으나 부족한 인력과 자금 등으로 대응 여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중기중앙회가 지난해 8월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50인 미만 중소기업 10곳 중 8곳은 중처법 시행이 유예되지 않을 경우 마땅한 대책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윤모 상근부회장은 호소문을 통해 “수차례에 걸친 입장문 발표, 국회의 여야 지도부 방문, 정부관계자 간담회 개최 등 유예를 위해 노력해왔으나 유예법안이 법사위에 상정조차 되지 않아 안타깝고 참담하다”며 “이대로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다면 아직 준비가 덜 된 중소기업들의 폐업이 속출하고 근로자들은 일자리를 상실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여당과 정부는 예방지원에 중점을 둔 산업안전보건청 신설에 대해 전향적으로 검토해달라”며 “최근 당정이 발표한 산재예방 지원확대 대책이 실효성을 갖기 위한 인력과 조직 확충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더불어민주당이 유예조건으로 제시한 산업안전보건청 신설과 관련, 산업안전보건청의 핵심 기능과 업무를 수사‧감독이 아닌 컨설팅‧교육 등 산재예방 지원에 둔다면 중소기업계는 찬성 입장”이라고 밝혔다.

중소기업계는 “중소기업들은 유예기간 동안 안전전문인력 확보, 위험성평가 실시, 위험시설‧장비 교체 등 자체 예방노력을 강화해 근로자들이 일터에서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중소기업의 존립과 근로자의 일자리 유지를 위해 여야가 다시 한 번 협의에 나서 달라”고 호소했다.

정 상근부회장은 “유예 필요성은 수차례에 거쳐 오랜 기간 요청한 상황이며, 거듭 말씀드리지만 근로자들의 생명과 안전은 본인뿐만 아니라 기업주 입장에서도 매우 중요하며 안전사회구축 관련해선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며 “다만 준비가 안 된 상황에서의 시행은 결과적으로 예방적 차원이 아니라 징벌적 차원으로 흘러가게 될 것이며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중소기업계의 입장이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