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낙태권' 쟁점화 나선다…여성·중도 '반공화' 표심 호소
'로 대 웨이드' 판결 51주년 맞아 정책 패키지 발표 "극우 공화당에 맞서 여성 권리 보호하겠다" 강조
2024-01-23 이설아 기자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올해 11월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낙태권 보장 의제'를 전면에 내세우며 여성 및 중도층 공략에 나섰다.
22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은 '로 대(對) 웨이드' 판결 51주년을 맞아 여성 낙태권 보호를 위한 태스크포스 회의를 진행했다. '로 대 웨이드' 판결은 낙태권을 인정하며 여성 인권의 진전을 이끌었으나 지난 2022년 보수적인 대법원이 판례를 뒤집으며 폐기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오늘을 포함해 매일 매일 부통령과 나는 극우 공화당의 위험한 의제에 맞서 여성의 선택권을 보호하기 위해 싸우고 있다"며 "공화당 의원들은 여성의 생명과 권리를 위협하는 추가적인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극우 보수들은 이미 20년 전 안전성이 입증된 낙태약의 접근도 제한하려 한다"며 "여성의 자유와 생명을 가지고 정치를 하는 것을 그만두고 의사들이 그들의 일을 하도록 두라"고 비판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행정부가 대법원의 극단적 결정에서 여성을 보호하는 조치를 이어갈 것"이라며 피임 및 낙태약, 긴급 낙태에 대한 접근을 보장하는 백악관 차원의 대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해당 대책은 당국이 무료 피임 기구에 대한 접근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를 시행하고, 별도의 전담팀을 통해 낙태가 금지된 미국 21개 주를 포함한 모든 연방 내 병원에서 긴급 낙태 시술이 실시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내용을 담았다. 바이든 대통령의 '러닝메이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낙태권 보장에 가세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에 (낙태권 제한에 기여한 것을) 자랑스럽다고 했다"며 "이는 그가 여성의 기초적인 자유를 박탈하고 의사들이 의료 서비스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범죄자가 되고 있는 것, 여성들이 필요한 의료 서비스에 접근하지 못해 고통 받는 것을 자랑스러워하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또 그는 "바이든 대통령은 극단주의자들이 전국적으로 낙태를 금지하는 목표를 달성하려고 한다면 이에 대해서는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며 민주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아울러 낙태권 보장을 위해서는 의회 차원의 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바이든 대통령은 의회가 낙태권 보호를 다시 법에 돌려놓는다면 그에 서명할 것이라는 점을 매우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 부부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부부는 23일 버지니아에서 열리는 낙태권 판결 기념 행사에 참석해 여성 권리 보장 연설에 나서는 등 전국을 돌며 낙태권 문제 이슈화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한편 낙태권 문제는 미국 내에서 정치적 찬반이 크게 갈리는 의제다. 그러나 '로 대 웨이드' 판결 폐기 이후 국민의 상당수가 이 문제와 관련, 민주당에 정치적으로 우호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실시된 카이저가족재단(KFF)의 여론 조사에 따르면 공화당 유권자 2할가량을 포함해 전체 유권자의 58%가 낙태 문제에 있어 공화당보다 민주당에 신뢰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