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불통' 여전…신년 기자회견 올해도 안 할 듯
취임 100일 회견 이후 언론과 소통 행보 전무 신년 기자회견 대신 방송사 단독 인터뷰 검토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년 기자회견을 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불통'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신년 회견 대신 특정 언론사와 단독 인터뷰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등을 그 배경으로 거론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저조한 지지율을 극복하기 위해선 국민과 소통에 나서는 것이 최선책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이르면 이달 중 신년 기자회견을 하는 방안을 포함한 여러 소통 방식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올해 1월 1일 신년사를 발표한 뒤 기자들과 만나 "올해는 김치찌개도 빨리 끓이고, 가끔 여러분하고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언급한 만큼 기자회견 대신 대통령실 출입 기자들과 식사를 함께 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나오는 상황이다.
대통령실이 여러 소통 방식을 고민하고 있지만, 신년 기자회견 형식으로는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신년 회견을 생략한다면 기자회견은 2022년 8월 취임 100일 당시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취임 후 국민과의 소통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으나, 취재진과 마찰 등으로 2022년 11월 이후 도어스태핑(약식 회견)을 중단했다. 이후 기자회견 대신 국무회의나 비상경제민생회의, 국정과제 점검회의 등을 통해 일방적인 메시지 전달에 집중했다. 특히 윤 대통령이 국민과 소통을 강화한다는 이유로 청와대에서 용산 대통령실로 이전한 만큼 '불통' 지적은 계속됐다.
전문가들은 윤 대통령의 계속되는 불통 기조 배경으로 소통 능력 부재와 최근 불거진 정치적 논란을 의식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매일일보>와 통화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과 소통을 좀 더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 용산으로 집무실을 옮긴 것"이라며 "지금 완전히 거꾸로 됐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자들은 국민이 듣고 싶어 하는 김건희 여사 관련 문제 등 (민감한) 질문을 하지 않겠나. 그렇다고 기자들이 특정 질문만 해달라고 하면 그 부탁을 따라주겠나. 그러니까 그럴 바에는 하지말자, 이렇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논란이 불거질 것을 의식해 섣불리 소통에 나서지 못하지만, 현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정면 돌파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기자회견 혹은 단독 인터뷰 방식 등 형식에 집중하기보다는 윤 대통령의 소통 의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윤 대통령의 불통에 대해 "대통령 입장에서는 민감하고 곤혹스러운 현안들이 많을 것"이라며서도 "그러나 그 부분을 국민들이 많이 궁금해하지 않나"라고 언급했다.
그는 "대통령 기자회견, 국민과 접촉 등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그런데 지금 윤 대통령은 국민·언론과 접촉이 아주 부족하지 않았나"라며 "기자들과 허심탄회하게 현안을 주고받는 것이 당장 손해인 것처럼 보이지만, 국민들의 시선이나 총선을 앞둔 전략적 차원에서는 득이 더 많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