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문 “영세기업 생존 달린 중처법 유예법안, 극적 통과 희망”

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이 여야 원내대표를 예방해 ‘50인 미만 기업 중대재해처벌법’ 2년 추가 유예를 호소했다.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를 방문한 김 회장은 여야 원내대표를 만나 중소기업계의 입장을 전달했다.

전날 열린 긴급기자회견에서 중소기업계는 “안타깝고 참담하다”는 심정을 밝혔다. 1년여간 수차례에 걸친 입장문 발표, 여야 지도부 방문, 정부관계자 간담회 개최 등 다방면으로 노력해왔으나 유예법안이 법사위에 상정조차 되지 않아서다.

김 회장은 이날 각 원내대표를 찾아 법사위에 유예법안이 꼭 상정돼야 한다는 중소기업계의 의견을 전달했다. 면담은 중기중앙회 측의 요청으로 진행됐다.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이날 법사위가 개최되며 오는 25일 본회의 진행 예정이다.

먼저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를 만나 50인 미만 중처법 유예에 대한 입장을 전달한 김 회장은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홍익표 원내대표는 중소기업계 사정을 충분히 알고 있으며, 국민의힘 측에서 보건청 관련 사안만 잘 받아준다면 이번 국회서 통과되도록 노력해보겠다고 전했다”며 “이른 시간에 민주당에서 시간을 내준 것을 보면 민주당에서도 긍정적이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 쪽은 경제계, 한 쪽은 노동계(입장)에서 생각하다보니 의견이 다르지만 그것을 조정하는 것이 국회”라며 “민주당에선 (이견을)조정할 용의가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을 통해 “(50인 미만 중처법 시행이 강행될 경우)폐업하겠다는 50인 미만 기업이 상당수고, 심지어 직원을 10여명 데리고 일하는 곳은 5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중처법 적용이 되지 않으니 직원을 내보낼 생각도 한다고 들었으며, 중소상공인을 비롯해 소규모 건설현장 등에선 차라리 폐업하겠다고 얘기한다는 것도 들었다”며 “이 문제를 더 외면하고 입법적 조치를 강구하지 않으면 국회의 기본적인 책무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김 회장은 “윤 원내대표의 말씀을 들으니 현장 내용을 소상히 알고 계시는 것 같아 안심되며, 앞서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와도 상당히 깊이 있는 논의를 한 결과 (여야 간)일부 문제만 잘 조정한다면 해결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오늘 정말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되는데, 50인 미만 기업이 폐업하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가 달려있다. 현장의 불안함이 해소되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여당은 중소기업 경영 부담 등을 이유로 들어 중처법 적용을 2년 더 늦춰야 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민주당은 산업안전보건청 설립과 산재예방 예산 확보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이 선행돼야 협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중소기업 현장은 중처법 대응 준비가 매우 미흡한 상황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해 12월 50인 미만 기업 1053곳의 중처법 이행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4%가 아직 법 준수 이행을 준비 중이었다. 그중 87%는 중처법 시행 시기까지 의무 준수 완료가 어렵다고 밝혔다.

중소기업계는 산업재해 예방지원에 중점을 둔 산업안전보건청 신설에 대해 전향적으로 검토해달라고도 부탁했다. 이에 더해 최근 당정이 발표한 산재예방 지원확대 대책이 실효성을 갖기 위한 인력과 조직 확충도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유예조건으로 제시한 산업안전보건청 신설과 관련, 산업안전보건청의 핵심 기능과 업무를 수사‧감독이 아닌 컨설팅‧교육 등 산재예방 지원에 둔다면 찬성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