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범 칼럼] 예측불가, 한동훈의 정치 여정

2025-01-24     기고
한동훈

매일일보 = 기고  |  웃음은 복잡한 인간의 감정 반응 중 하나로, 예측 불가능성, 놀라움, 그리고 상황의 전환 같은 요소들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예상치 못한 상황'이 만드는 웃음은 우리에게 즐거움을 제공하고, 스트레스를 완화하며, 사회적 유대를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지난 21일 이후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벌인 '예상치 못한 권력투쟁'은 국민들에게 놀라움과 충격을 주었다. '하늘 아래 두 개의 태양은 없다'는 말은 만고 불변의 진리이다. 대한민국 최고 권력에 맞선 한동훈 위원장의 담대하고 쿨한 행보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돌이켜 보면 한동훈 위원장의 삶 자체가 '예상치 못함'이다. 부잣집 도련님에 잘생기고 키도 큰 모범생이 가난한 학급 문제아들과도 잘 어울렸다. 부잣집 모범생을 편애하는 교실 최고 권력자 선생님에게 결연히 문제를 제기하는 '예상치 못한' 학생이었다. 여학생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는데도, 청춘의 피가 끓는 사춘기 소년은 그 누구와도 사귀지 않고 음악과 독서를 벗삼았다. 그의 군생활도 일반 대중의 예상을 훨씬 벗어난다. 군법무관시절 그는 직속상관을 뇌물 수수죄로 구속시켰다. '조선제일검'으로 불린 한동훈 검사의 '예상치 못한 활약들'은 나열하기조차 힘든 정도이다. 최연소 법무부 장관으로 발탁된 뒤 그가 보인 행보는 모두의 탄성을 자아낼 만큼 파격적이었다. 정치인 한동훈은 더욱 '예상치 못했다'. 정치인 경험이 전무한 한동훈 위원장이 험난한 집권당 대표 역할을 잘하리라 예측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비상대책위원장직에 취임한 지 한 달도 안 된 현재, 당을 완전히 장악했다. 전국 순회 일정으로 강남 8학군 이미지를 벗고 '팔도 사나이'로 거듭났다. 다시 시계추를 지난 21일로 돌려보자.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위원장은 21년간 피를 나눈 형제보다 더 끈끈한 '사선을 넘어선 전우이자 동지'적 관계였다. 그런데 대통령실의 비상대책위원장직 사퇴 요구를 들은 한동훈 위원장의 마음은 어땠을까? 생각만 해도 가슴이 먹먹해진다. 디시인사이드 기타 국내 드라마 갤러리(긷갤, 한동훈 팬클럽)에 한 한동훈줌(팬)이 "(한동훈 위원장이) 진흙탕에서 뒹굴어야 하고 비바람도 맞아야 하고 때로는 상처 입어 피도 흘리게 될 것이다"라고 애절한 마음을 적었다. 지난 23일 윤석열 대통령은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충청남도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을 함께 점검했다. 갈등설이 불거진 지 이틀 만에 윤 대통령이 백기 투항한 것이다. 한 위원장은 눈발 속에서 패장(敗將) 대통령에게 ’90도 인사’로  최고의 예의를 표했다. 눈발이 날리는 화재 현장에서의 화해 장면은 마치 드라마의 한 장면과도 같이 아름다웠다. 야당 일각에서는 두 사람의 ‘전쟁과 평화’를 약속대련 혹은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기획설을 제기한다. 사실 거의 모든 정치인이나 정치 평론가들은 검사 시절부터 정치인까지의 한동훈 위원장의 행보를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부처 눈에는 부처만 보이고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이기 때문이다. 한동훈 위원장은 어릴 적부터 뭐가 되고 싶은게 없었고, 대신 좋은 나라 만들고, 동료시민들의 삶을 좋게 만드는데 도움이 되는 삶을 살아 왔다. 그게 그의 진심이고 본질이다. 다른 것은 그저 의견일 뿐이다. 그는 갑옷을 입고 싸우는 ‘마더 테레사 수녀’와도 같다. 희생과 헌신으로 고귀한 사랑을 베푸는 정신으로 더러운 정치판에서 고군분투하는 잔다르크와 다를 바 없다. 한동훈 위원장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가장 잘 이해하고 예측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긷갤의 한동훈줌들이다. 그들은 한 위원장의 말을 100% 순수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그의 행보를 예측하는 것이다. 한동훈 눈에는 한동훈만 보이기 때문이다. 한동훈 위원장의 삼고초려로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자신의 최대 대권 경쟁자가 될 지로 모를 거물을 입당시킨 것이다. 한 위원장의 ‘예상치 못한’ 행보는 그의 미래를 예측케 한다. 단언컨대 그는 결정적 시기에 다른 사람이 더 적합하다고 판단이 선다면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대통령직을 양보할 것이다. 그는 애초에 검사 직분만으로도 과분하게 출세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때문에 현재 더러운 정치판을 깨끗하게 만들고,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떠날 사람이다. 한 위원장은 그리스인 조르바와 같은 자유인이다. 긷갤의 한 한동훈줌은 “(한동훈 위원장이) 훌훌 털어버리고 떠날것 같은데 나는 그게 더 무섭다.”라고 말했다.  헤르만 헤세의 소설 <싯다르타>의 주인공 싯다르타는 생각, 기다림, 그리고 단식이라는 세 가지 재주를 가지고 있었다. 한동훈 위원장은 싯다르타와 같은 재주를 가지고 있고, 그와 같은 삶을 살고 있다. 한동훈 눈으로 한동훈을 직시하면 그의 미래가 보인다. 감히 예언컨대, 한동훈 위원장은 정치인 여부와 상관없이 누구도 ‘예상치 못한’ 위대한 대한민국을 만들 것이다. 한반도 통일에 그의 역할이 지대할 것은 자명하다. 십수 년이 지나 내 예측이 맞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또한 그러기를 염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