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대학 간담회' vs 이재명 '해병대 방문'

여야, 최근 연달아 '쌍둥이 행보'···불붙은 '청년 표심' 경쟁

2024-01-24     이태훈 기자
한동훈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최근 분야마다 경쟁적 행보를 보이는 여야 지도부가 이번에는 같은 날 '청년 표심' 공략에 나섰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대학을 찾아 학생 고충 관련 간담회를 가졌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해병대 부대를 방문해 장병 복지 증진을 약속했다.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의 민심 구애 행보는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 비대위원장은 24일 서울 동작구 숭실대에서 '함께하는 대학생의 미래'를 주제로 하는 현장간담회에 참석했다. 취임 후 시·도당 신년인사회를 통해 전국을 돌았던 한 비대위원장이 본격적인 세대 공략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 비대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제가 겪은 청년 시기는 사회적으로는 지금보다 파도는 훨씬 많았던 것 같다"면서도 "고도 성장기가 계속되면서 (성장의) 과실을 세대들이 따먹을 수 있는 것이 기본이라고 생각하고 살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지나고 보니 그게 없어졌다. 생각해 보면 지금 여러분보다 덜 노력하고 더 많이 얻을 수 있던 시대였던 것 같다"며 "영원히 계속될 것 같던 고도성장기가 끝난 지금 여기 계신 청년들이 훨씬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인생을 준비해야 하는 것을 알고 있다"고 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저희는 바로 그 마음으로 이런 상황에서 악전고투하고 계신 대한민국 청년을 돕고 응원하는 정책을 만들고 실천하고 싶다"며 "'천원의 아침밥' 같은 정책을 지금보다 훨씬 많은 학교에 확장하고 지원 액수를 늘리기 위한 것을 바로 실천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 운동권 세력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전혀 없지만, 지금의 청년 여러분들께는 그런 죄송한 마음이 실제로 매우 크다"고 덧붙였다. 한 비대위원장은 간담회 시작 전 김채수 서울권대학생협의회 의장에게 '대학생 공약 노트'를 전달받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수렴한 대학생 의견을 토대로 관련 총선 공약을 다듬는다는 계획이다. 같은 날 이재명 대표는 경기 김포시 통진읍에 있는 해병 2사단 1여단을 찾았다. 전방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장병들을 격려하는 한편, 간담회를 통해 청취한 현장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자는 취지다.  간담회에서 장병 애로사항을 청취한 이 대표는 "우리가 함께 사는 세상에서는 모두를 위해 특별한 희생을 치르는 사람들에게 특별한 보상을 하는 것이 공평하다고 생각한다"며 "상응하는 보상이 주어지지 않으면 누구도 그 역할을 하지 않으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병 여러분들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치르는 헌신과 노력에 대해 특별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평소 하고 있다"며 "군 장병에 대한 복지 혜택이나 근무 환경 개선은 엄청난 예산이 들거나 정치·정책적 결단을 해야 할 일도 아니다. 조금 더 관심을 갖고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날 부대 방문에 맞춰 군 관련 공약도 발표했다. 우선 군인 및 군무원 당직근무비를 현 평일 2만원에서 3만원으로, 휴일 4만원에서 6만원으로 일반공무원 수준으로 인상한다. 또 20년 이상 장기근속한 군 간부에게 격년으로 1인당 30만원의 종합검진 바우처를 지급한다. 아울러 부대 내 숙소에 거주 중인 초급간부에 대해서도 영외 거주가 가능하도록 전월세 이자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정부조직법 개정을 통해 군무원도 국방부 군무원정책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 예비군 기간 단축 공약도 내놨다. 현행 예비군 동원훈련(1~4년 차) 2박3일(28시간) 훈련을 주말 포함 3박4일(32시간)로 확대한 후, 훈련기간을 4년에서 3년으로 1년 단축하는 구상이다. 장병 급여 인상폭에 맞춰 예비군 동원훈련보상비는 16만원까지 늘린다. 이 밖에도 민주당은 △e-러닝 원격강좌 수강료 100% 지원 △사병 휴대전화 요금 할인 비율 50%로 인상 등의 공약을 제시했다. 민주당은 공약 추진에 약 150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최근 여야는 같은 날 저출생 해소 공약을 발표하고 기업 경영인 출신 인재를 나란히 영입하는 등 '쌍둥이 행보'를 보여 왔다. 이날도 동일하게 청년층 공략에 나서며 정치권 이목을 집중시켰다. 총선이 7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의 표심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