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해외로 눈 돌리는 K-치킨…배경은
원부자재 비용 상승, 소비 침체 등 영향 북미, 동남아, 중동 등 해외 진출국 다양
2025-01-25 민경식 기자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국내 치킨업계가 글로벌 영역 확대에 강공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고물가로 인한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소비 침체로 내수 시장이 악화되면서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선 것이다.
25일 핀테크 기업 핀다가 내놓은 ‘전국 치킨 가맹점 최신 동향 보고서’를 살펴보면, 2022년말 기준 전국 치킨 가맹점은 전년(2만7718개) 대비 15.4% 증가한 3만1982개로 집계됐다. 동기간 치킨 가맹점 월평균 매출액은 699만원으로 전년(565만원)과 비교해 소폭 신장했으나, 해당 매출액이 1000만원을 상회하던 2019년에 비하면 한참 모자란 수치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공개한 ‘2022 가맹사업 현황 통계’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치킨 업종 폐점률은 13.7%로 전년 대비 1.8% 올랐다. 동기간 가맹점 연간 평균 매출액은 2억7900만 원으로 전년(3억1000만원)과 2.2% 줄었다. 실적을 선방하기 위해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지만, 소비 둔화를 촉진해 결국 수익성이 떨어지는 악순환 고리가 형성될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 교촌치킨은 지난해 4월 최대 3000원까지 가격을 올린 뒤 소비자 반감을 사 역효과를 낳기도 했다. 모기업 교촌에프앤비 매출이 2·3분기 연이어 하락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외식 부문에서 치킨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달 기준 120.13으로 파악됐다. 2년 전인 2021년 12월(106.41)에 비교하면 12.9% 뛰었다. 이에 ‘치킨플레이션’(치킨+인플레이션)이라는 신조가 탄생할 만큼, 프랜차이즈 치킨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대형마트 등에서 선보이는 냉동 치킨 등이 대체제로 각광받고 있다. 치킨업계 고민이 더욱 깊어진 셈이다. 이처럼 불확실성이 커지는 국내 상황 속에서 주요 치킨 업체는 해외 사업 강화에 힘을 줄 것으로 보인다. 드라마, 영화, 음악 등 전 세계적 한류 문화 확산과 더불어 K-푸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만큼, 한국식 치킨이 글로벌에서 경쟁력을 꾀할 거라는 판단이다. bhc치킨은 최초 해외 매장인 홍콩 1호점을 시작으로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지역 3개 국가에서 총 10개 매장을 냈다. 올 상반기에는 태국 내 매장을 설치할 예정이다. 지난해 1월 문을 연 LA 파머스마켓점을 중심으로 미주 지역 진출도 늘려나간다는 목표다. BBQ는 미국·캐나다·독일·대만·일본 등 세계 57개국에서 700개 이상 매장을 보유했다. 미국의 경우 2006년 첫 진출 이후 17년 만에 전체 50개 주 가운데 절반 이상인 26개 주에서 매장을 구축했다. 윤홍근 BBQ 회장은 오는 2030년까지 해외 매장 5만개를 세운다는 각오를 밝한 바 있다. 교촌치킨은 미국, 태국, 중국, 아랍에미리트 등 글로벌 7개국에서 71곳 매장을 확보했다. 장기적으로 해외 매장 수를 500개 이상으로 연다는 각오다. 특히, 핵심 기술인 소스를 적극 활용해 ‘K-치킨’의 글로벌화에 역량을 쏟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로 각종 비용이 오르고, 소비 침체까지 이어져 해외 진출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추세”라며 “K푸드가 한류 바람을 타고 글로벌에서 많은 인기를 끌고 있고, 치킨 자체도 해외에서 익숙한 음식이기 때문에 다양한 한국식 치킨이 얼마나 흥행할지 관심이 쏠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