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올해도 암울한 유통街…불황 터널 언제까지
고물가에 따른 각종 비용 상승, 소비 침체 이달 전산업 업황 BSI, 11개월만에 최저치
2025-01-25 민경식 기자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새해부터 활기찬 분위기를 기대했던 것과 달리 유통업계에 먹구름이 잔뜩 낀 모습이다. 고물가 장기화로 각종 제반 비용 상승 부담과 더불어 소비침체까지 지속되면서 내수 시장이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다. 올해 경제 상황을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지표가 연일 나오면서 기업은 물론 소비자의 시름도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25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전체 산업 업황 BSI는 전월보다 1포인트 감소한 69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해 2월(69) 이후 11개월 만에 최저치다. 전체 산업 업황 BSI는 지난해 10∼12월 70을 이어가다가 이달 들어 떨어졌다. BSI는 현재 경영 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전망을 토대로 수치화된 것으로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을 하회한다. 유통업계에서도 올 전망을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소매유통업체 500곳을 대상으로 올 1분기 소매유통업경기전망지수(RBSI)를 파악한 결과, 전망치는 79로 파악됐다. 이는 전분기(83)와 비교해도 낮은 수치다. 해당 지수는 유통기업의 경기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다. 100을 넘으면 긍정적 전망이 많고, 그 미만은 부정적인 전망을 내포한다. 농산물, 산업용도시가스 요금 등이 오르자 생산자물가도 석달만에 상승한 상황이다. 생산자 물가지수 지속 상승은 소비자물가 상승에도 영향을 끼치는 만큼, 서민 가계 부담과 내수경제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가 121.19(2015년=100)로 11월(121.02)보다 0.1% 늘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0.1%)과 11월(-0.4%) 2개월 연속 하향세를 보이다가 다시 반등한 것이다. 국내 기업은 경기 회복 시점을 내년으로 판단, 올해 경영 전략도 대체로 외형 확장보다는 안정적인 신중론에 무게를 실었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최근 전국 2156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2024 경영·경제전망’을 파악한 결과, 경제 회복 시점에 대한 질문에 ‘내년부터’라는 답이 40.1%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올해 경영 전략에 대해선 ‘안정’을 택한 기업이 55.5%로 절반을 넘은 반면, ‘성장’을 선택한 기업이 35%로 확인됐다. 내년 경기 회복과 달리, 지역 불균형,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생산가능인구 감소 등 국가 존립을 위협하는 경고음은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어 유통업체는 새판 짜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고마진과 가성비가 특징인 자체 브랜드 발굴, 마케팅 활용도가 높은 캐릭터 사업 개발 등 자체 경쟁력을 끌어올리는가 하면, 글로벌 진출을 꾀해 새로운 고객과의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이밖에, 타깃층을 보다 세분화해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고, 설 명절 마케팅 등 시즌 행사를 일찌감치 선보여 소비자 지갑을 효율적으로 열겠다는 심산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고물가·인구감소 등 대내외 불확실성은 기업과 소비자의 부담을 더하고 있다”라며 “어려운 환경 속 생존과 반등을 꾀하기 위한 기업의 몸부림은 계속될 것으로 관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