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체감경기 PF위기 여파 11개월래 최악
1월 전산업 업황 BSI 69…전월 比 1p ↓ 부동산PF 여파 건설 수주 감소 등 기인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發 건설업황의 부진으로 기업 체감 경기가 최근 11개월 내 최악의 수치를 기록했다. 다만 수출이 개선되면서 반도체 등 제조업황에 대한 기대감이 다소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 조사 결과를 보면 이달 전산업 업황 BSI는 69로 전월보다 1포인트 내렸다. 지난해 2월(69) 이후 11개월 만에 최저치다. 지난해 10에서 올해 1월까지 70선을 유지했지만 올해 1월 들어 하락했다.
BSI는 현재 경영 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전망을 바탕으로 산출된 통계로,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을 경우 지수가 100 아래로 떨어진다.
비제조업 업황 BSI는 67로 전월 대비 3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2020년 9월(62) 이후 3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업종별는 정보통신업이 8포인트 하락했다. 연말 예산소진을 위한 IT 컨설팅 수주 효과로 실적이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건설업 업황에 대한 기대감도 떨어졌다. PF 사태로 인한 자금조달 금리 상승,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했고, 건설 설계 용역 발주가 감소한 영향으로 5포인트 하락했다. 전문, 과학·기술 서비스업(-7포인트) 등도 내렸다.
반면 반도체 등 제조업 체감경기 긍정 평가는 늘었다. 1월 제조업 업황 BSI는 전월보다 1포인트 오른 71을 기록했다. 지난해 7월(72)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제조업 업황 BSI는 지난해 8월 67에서 바닥을 찍고 현재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업종별로 보면 플라스틱 가공품 매출이 증가하면서 고무·플라스틱(14포인트)의 체감 경기가 개선됐다. 1차 금속(8포인트), 화학물질·제품(5포인트) 등도 주요 제품 가격 상승, 수익성 회복 등 영향으로 올랐다.
기업 규모·형태별 제조업 업황 BSI는 대기업(1포인트)과 중소기업(1포인트), 수출기업(1포인트)과 내수기업(1포인트) 모두 상승했다.
2월 업황에 대한 전망 BSI는 69로 전월보다 1포인트 높게 집계됐다. 2월 역시 제조업(71)에서 2포인트 상승했지만 비제조업(68)은 전월과 동일했다.
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를 반영한 1월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보다 0.1포인트 오른 91.5를 기록했다. 계절적 요인 등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는 93.4로 전월에 비해 0.1포인트 상승했다.
황희진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장은 “수출이 좋아지면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업황이 개선됐다고 응답한 경우도 있었지만 1월 실적에 바로 반영된 것 같진 않다”면서 “건설업의 경우 수주 감소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로 인해 비용 부담이 증가하면서 실적과 전망 모두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달 조사는 지난 9∼16일 전국 3524개 법인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중 3349개 기업(제조업 1851개·비제조업 1498개)이 설문에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