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산업 수출]㊦지정학 리스크 여전...K-산업, 고차방정식 당면

미‧중 경쟁, 지구촌 두 개의 전쟁 등 국제정세 불안 K-산업, 권역별 하방 리스크 직면…정책변화 촉각 주요국 수요증가 전망은 호재…美‧EU‧중동 ‘청신호’

2024-01-25     김명현 기자
 

매일일보 = 김명현 기자  |  올해 세계 교역이 회복 국면에 들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수출 개선에 청신호가 켜졌다. 정보기술(IT) 부문의 경기 반등이 힘을 얻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다. 하지만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는 여전히 변수로 남으면서 향후 수출 환경을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다. 국내 산업계가 실타래처럼 얽힌 권역별 하방 리스크를 직면한 셈이다.

25일 산업계에 따르면 우리 수출은 지난해 10월 증가세로 돌아선 데 이어 올해 세계 교역 개선 영향으로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올해 국제정세 불안이 심화하면서 수출 하방 리스크도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진단이다. 실제 국내 산업계는 미·중 갈등 장기화와 지구촌 두 개의 전쟁 등 글로벌 분절화 국면 속에서 불확실성 최소화에 애를 먹고 있다. 지역별 수입 수요 전망을 비롯 현지 선거, 무역정책 변화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다. 특히 지정학적 위기와 보호주의 확산은 한 몸으로 묶여 무역 장벽을 밀어 올리고 있다. 미국의 조기 금리인하 기대감 역시 쪼그라들고 있다. 글로벌 통화 긴축은 교역 위축을 가속화 하는 요인이다. 다행스러운 건 우리나라 주요 수출국들의 수입 수요가 상당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은 최근 '팬데믹 이후 글로벌 성장·교역에 대한 평가 및 시사점'이란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수출 상위 10개 국가(중국·미국·유로지역·베트남·일본·홍콩·대만·싱가포르·인도·호주)의 수입 수요 증감률이 지난해 -0.6%에서 올해 3.3%로 상승할 것으로 봤다. 특히 중국 수출 회복 관측이 눈에 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올해 대중 수출이 전년보다 소폭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중국 당국의 경기부양책과 적극적인 자유무역협정(FTA) 추진, 신에너지차·태양광전지 성장세 등이 긍정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은 대중 수출액 감소가 전체 수출액 감소로 직결된다는 점에서 큰 폭의 수출 성장이 절실한 지역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선진시장에서도 친환경차, 프리미엄 전자·통신기기 수요가 증가하고 친환경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며 소폭의 수출 증가가 예상된다. 더불어 국내 산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이 가중되는 상황에서도 역내 자동차, 반도체, 건설기계 장비 등 중심의 수출 확대를 꾀하고 있다. 다수의 전문가는 올해는 물론 중장기 수출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해 신기술 혁신과 기후대응력 제고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박세준 한은 조사국 조사총괄팀 차장은 "장기적으로 중국 성장세 약화, 글로벌 분절화 등이 세계 교역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 수출경쟁력은 글로벌 분절화 리스크에 대한 대응과 함께 기술 혁신, 친환경 경제 대응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