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려막아 버텼다…작년 카드대환대출 55% 껑충

‘카드 돌려막기’ 잔액 1조6000억원 육박 “대환대출 고금리보다 연체 더 무서워”

2024-01-29     이재형 기자
신용카드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이 작년 한 해에만 5000억원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고물가에 서민 자금난이 심해지면서 속칭 ‘돌려막기’로 연명하는 차주들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현재 KB국민·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롯데카드 등 7개 전업 카드사의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은 1조5935억원으로 전년(1조277억원) 대비 55% 늘었다.  카드론 대환대출은 카드론을 받고 제때 갚지 못해 연체한 차주가 카드사로부터 심사를 다시 받아 상환 자금을 재대출받는 것을 말한다. 속칭 ‘돌려막기’로 불리는 이 상품은 만기 조정으로 연체를 면할 수 있지만 통상 더 높은 이자율을 적용 받게 되며 신용등급에 악영향을 미친다. 카드사별로 보면 KB국민카드의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이 4070억원으로 7개사 중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 신한카드(3665억원) △현대카드(2057억원) △ 우리카드(2373억원) △ 하나카드(1393억원) △ 롯데카드(974억원) △ 삼성카드(953억원) 등의 순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중·저신용자들이 다른 업권에서 대출받기 어려워지면서 카드론, 리볼빙 등으로 많이 유입됐다”며 “이 와중에 카드론 대환대출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은 상환 능력이 취약한 차주가 더욱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더 높은 금리를 적용 받아 이자 부담이 커지지만 차주들이 대환대출을 이용하는 것은 그만큼 서민들이 자금경색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카드론 등을 연체하면 차주에 대한 불이익이 커지는 만큼 고금리를 적용받아 가면서도 대환대출을 이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0월 기준 카드론 평균 금리는 14.42%로 전월(14.07%)보다 0.35%포인트 상승했다. 카드론을 이용하는 차주의 평균 61.4%가 14% 이상의 금리를 적용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론 전체 잔액도 증가하고 있다. 작년 12월 기준 카드론 잔액은 35조8381억원으로 전년 동기(33조6404억원) 대비 2조1977억원(6.53%) 늘었다. 상환 능력이 약화한 차주들이 늘어나면서 카드사들의 연체율도 지속해서 오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전업 카드사 7곳의 카드론 대환대출을 포함한 평균 연체율은 1.67%로, 작년 동기(1.07%) 대비 0.60%포인트 늘었다. 한편, 고금리가 부담되는 차주는 신용회복위원회의 채무조정제도를 고려할 수 있다. 신속채무조정을 통해 상환유예나 상환기간 연장, 이자율 조정 등이 가능하다. 연체기간이 1~3달 이내면 사전채무조정, 3달이 넘어가면 개인워크아웃으로 분할상환과 채무감면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