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법 유예’ 재논의 나서지만…여야 합의 가능성은 ‘불투명’
지난 25일 합의 불발 후 27일부터 중처법 확대 적용 내달 1일 국회 본회의서 처리 목표에도 이견 여전
2024-01-29 염재인 기자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여야가 지난주 협상에 실패한 50인 미만 사업장 대상 '중대재해처벌법(중대재해법) 적용 유예 개정안'에 대해 재논의한다. 여야는 협상 성공 관건인 산업안전보건청 설립 등에 대해 입장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야 모두 기존과 마찬가지로 물러서지 않는 모습을 보이면서 협상은 평행선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을 전망이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오찬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중대재해처벌법과 관련해 영세 사업자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으므로 문제 해결을 위해 여야 간 협상을 계속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주 본회의 전에 만나서 협상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장에 어려움이 심각하고, 앞으로도 어려움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여야가 합의 없이 묵과한다면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적극적인 협상에 나설 것임을 피력했다. 김진표 국회의장도 전날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2월 1일 본회의까지 조정안을 만들 수 있도록 저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노동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행정기구를 언제, 어떤 내용으로 만들 것이냐에 협의가 되면 이 문제는 풀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당초 여야 간 팽팽한 줄다리기에 중대재해법 유예안 협의가 불발되자 해당 법안은 지난 27일부터 50인 미만 사업장으로 전면 적용됐다. 그간 여야는 '상시 근로자 50인 미만 및 공사금액 50억원 이하 사업장'에 대한 법 적용에 앞서 협상을 이어왔다. 특히 여야는 산업안전보건청 설립 등을 놓고 팽팽하게 맞서며 난항을 맞았다. 민주당은 협상 조건으로 산업안전보건청 연내 설치 △산재 예방 예산 2조원으로 증액 등을 내걸었으나, 국민의힘은 무리한 조건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여야가 오는 1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 처리를 목표로 재논의에 나서고 있지만, 타결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여야는 협상 의지를 드러내면서도 상대 당에 대한 대승적 양보를 전제로 하는 모양새다. 윤 원내대표는 같은 날 오전 서울 여의도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그동안 보여준 것은 일관된 민생 외면, 윤석열 정부 흔들기뿐 아니겠나"라며 "민주노총을 의식해 '근로자 5인 이상 50인 미만' 영세업자들까지 사지로 몰아넣는 게 민주당이 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민생을 챙기겠다는 말이 진심이라면 5인 이상 50인 미만 중대재해처벌법 유예만이라도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주시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민주당 역시 산업안정보건청 설립을 전제 조건으로 내거는 등 기존 입장을 되풀이 중이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산업안전보건청은 유예 여부와 관계 없이 반드시 필요한 기관"이라며 "지난 2년의 유예기간 동안 실제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