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수익률 '美 반도체' 상위권 싹쓸이
AMD·엔비디아·TSMC 등 편입 ETF 급등 “韓반도체주 부진은 상승 동력 부족 기인”
2024-01-30 이재형 기자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엔비디아, AMD 등 미국 반도체·AI 종목을 편입한 국내 상장지수펀드(ETF)가 연초부터 강세를 보이고 있다. ETF 수익률 상위에는 모두 해외 반도체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 랭크됐다. 미국 반도체 주가가 최근 급등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2일부터 29일까지 인버스·레버리지를 제외한 상장지수펀드(ETF) 중 미국 반도체·인공지능(AI) 종목의 테마 ETF가 수익률 상위권에 랭크됐다. 이들 ETF는 대체로 10% 이상의 수익률을 보였다. 가장 많이 오른 ETF는 ‘KOSEF 글로벌AI반도체’로 이 기간 16.0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상품은 독일 지수 제공업체 솔렉티브(Solactive)가 산출하는 ‘Solactive Global AI Semiconductor Index’를 기초지수로 한다. 미국·유럽·한국 등에 상장된 AI 반도체 관련 글로벌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AMD·엔비디아·TSMC 등을 60% 이상 편입하고 있다. ‘HANARO글로벌반도체TOP10 SOLACTIVE’가 13.66%의 수익률을 보이며 두번째로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HANARO글로벌반도체TOP10 SOLACTIVE’ 역시 글로벌 반도체 TOP10 대표기업에 투자하는 ETF다. 인텔·엔비디아 등 글로벌 반도체 회사에 주로 투자한다. 세번째로 랭크된 ETF는 ‘ACE 글로벌반도체TOP4 Plus SOLACTIVE’로 12.07% 올랐다. 역시 메모리, 비메모리, 반도체 장비, 파운드리 기업 등 반도체 세부 섹터 4개 대표기업들에 각 20%씩 투자하는 상품이다. 이외에도 ‘ACE 글로벌메타버스테크엑티브‘, ‘HANARO 글로벌생성형AI액티브’, ‘KODEX 미국반도체MV’ 등이 10% 이상의 수익률을 보였다. 반면 반도체·AI를 테마로 해 국내 관련 종목 위주로 담은 ETF 상품들이 수익률은 부진했다. FOCUS AI코리아액티브(-5.91%), TIGER AI코리아그로스액티브(-5.25%), ACE AI반도체포커스(-4.05%) 등 국내 투자형 AI·반도체 ETF 상당수는 월간 수익률 마이너스 보였다. 차이는 ETF에 담긴 개별 종목의 등락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AMD의 경우 지난해 말 147.41달러에서 지난 26일 기준 177.25달러로 20.2% 올랐고 같은 기간 엔비디아도 495.22달러에서 610.31달러로 23.2% 상승했다. 하지만 한국 대표 반도체 종목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7만8500원에서 7만3400원(-6.5%)으로, 14만1500원에서 13만6000원(-3.9%)으로 오히려 주가가 떨어졌다. 증권가에서는 개별 종목의 주가 약세가 ETF 상품 수익률 저조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연말 국내 반도체 종목의 빠르고 강한 반등은 엔비디아 실적 등 AI 관련 이벤트에서 비롯됐다”며 “현재는 그 이상의 이벤트가 없는 상황에서 올해와 내년 실적 전망치 상승세가 정체하자 밸류에이션(평가가치)에 부담이 생긴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