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찍고 구리로···한동훈, 與 약세 수도권 '집중 공략' 나선다
31일 수원, 내달 2일 구리 연달아 방문 與 수도권 약세 지역···'한동훈 효과' 기대
2025-01-30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설 명절 직전 경기 수원시와 구리시를 차례로 찾는다. 이들 지역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후보가 한 명도 당선되지 못한 곳이다. 정치권에서는 한 비대위원장이 총선을 앞두고 본격적인 '험지 공략'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왔다.
30일 여권에 따르면 한 비대위원장은 31일 수원을 방문한 뒤 내달 2일 구리를 찾을 계획이다. 취임 후 시·도당 신년인사회를 통해 전국을 돌았던 한 비대위원장이 다시 한번 지역 순회 채비에 나선 것이다. 한 비대위원장의 수원·구리 방문이 주목받는 이유는 이들 지역이 수도권에서도 대표적인 국민의힘 약세 지역이기 때문이다. 수원의 경우 인구가 120만명에 달해 지역구 의석수도 5석이나 되지만 21대 총선에서 모두 더불어민주당에 내줬다. 심지어 그중 4명(김진표 5선·박광온 3선·김영진 재선·백혜련 재선)은 다선이다. 국민의힘 입장에선 전통적 약세 지역이라는 뜻이다. 구리도 민주당에서 비상대책위원장과 원내대표를 지낸 4선 윤호중 의원이 터줏대감으로 버티고 있다. 17대 총선에서 처음 국회에 입성한 윤 의원은 18대 총선에서만 패했을 뿐, 19~21대 총선에서 내리 당선되며 지역 경쟁력을 입증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한 비대위원장의 이번 수원·구리 방문을 두고 본격적인 험지 공략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전국적 인지도를 지닌 한 비대위원장이 지역에 모습을 드러낸다면 상당한 선거운동 효과가 있다는 게 이들 설명이다. 한 비대위원장이 각 지역에서 어떤 정책과 메시지를 낼지도 주목된다. 지역마다 처한 상황과 특성이 다른 만큼 '지역 맞춤 공약'을 제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우선 한 비대위원장은 수원 방문에서 반도체 산업 지원과 철도 지하화 관련 공약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 후 줄곧 '격차 해소'를 강조해 온 한 비대위원장은 철도 지하화로 △도심 기능 회복 △정주 여건 개선 △지역 경제 활성화를 이뤄 지역 격차를 해소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 비대위원장은 이날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 지역(수원)은 육교 하나 말고는 넘어갈 수 있는 수단이 없다"며 "도시가 전체로서 유기적으로 하나로 연결돼 발전하는데 방해가 된다. 지역 요구도 많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구리는 서울 편입과 한강변 토평2지구 개발, GTX 정차 등 현안이 산적한 지역이다. 앞선 지역 일정에서 "정부·여당의 약속은 곧 실천"임을 강조한 한 비대위원장이 구리에서도 '정부·여당 프리미엄'을 앞세워 현안 해결을 강조할 가능성이 있다. 이같은 한 비대위원장의 행보에 대해 한 정치권 인사는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집권 여당 대표의 지역 방문을 단순 민생행보로 보기에는 의미가 축소된다"며 "험지에 대한 지원 유세 차원으로 보인다. 향후 비슷한 행보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